고 노수현 화백의 작품 세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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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6일 작고한 심선 노수현 화백은 청전 소정과 함께 우리 나라 산수화의 정상이었다. 그는 80고령에도 붓을 가다듬으면서 산수화의 세계 속에서 살았다..
그는 보성 학교에 다니던 중 조부의 허락을 얻고 중퇴, 당시 경성의 유일한 미술 학원이었던 서화 미술회에 입학했다.
이곳에서 이조 증화의 마지막 보루로 일컬어지는 심전 안중식, 소림 조석보 등 스승에게 화법을 익힌 그는 이미 재능을 나타내기 시작, 미술회를 졸업하고 심전의 화숙인 「정묵당」에서 심전의 개인적 사사를 받으면서 고가로서의 재능을 널리 인정받았다.
40년대부터는 스승의 영향권에서 벗어나 독자적이고 개성적인 화풍으로 작품을 발표했으며 48년부터는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는 한편 국전의 심사 위원으로 활약했다.
심선 산수화의 특징은 고풍스러우면서도 부드럽고 친근감을 준다는 점. 그것은 일평생동안 그가 한국의 산들을 특이한 안목을 가지고 관찰해 온 결과로서 평가되고 있다.
그는 또 화제를 붙이지 않는 화가로도 유명한데 그에 대해서는 『형식을 위한 형식을 싫어하기 때문이다』고 말한 바 있다. 노년에 이르러 그의 작품은 점묘를 구사함으로써 바위를 즐겨 다루는데서 오는 딱딱함을 한결 부드럽게 해주어 많은 사람들로부터 격찬을 받았다.
57년 예술원 회원, 58년 예술원상을 수상, 61년부터 서울대 명예 교수로 있으면서 오직 그림을 그리는 일에만 전념했던 심선을 주위에서는 『살아 있는 고전』이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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