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례행사…추곡수매가 줄다리기 조정작업 진통클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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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추곡수매가 결정을 둘러싸고 매년 벌어지는 예산당국과 농수산부의 줄다리기는 올해에도 농수산부가 15∼16%의 인상을 주장하는데 반해 경제기획원은 12%선을 넘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수매가결정에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수산부는 지난주부터 올해 산 추곡수매가 결정을 위한 작업에 착수했는데 한 관계자는 『올해 수매가는 지난해 수매가 가마(80㎏)당 2만6천원보다 최소한 15%이상은 올려야한다는 것이 농수산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올해 수매가 인상률을 작년의 인상률 12·1%보다 높게 책정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로 ①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14%, 도매물가상승률 12%로 예상돼 「인플레」로 인한 영농비부담 증가를 반영해야 하고 ②극심한 봄 가뭄으로 1백32억원에 달하는 한해대책비 상환부담을 추가로 안게 됐으며 ③이같은 어려운 상황에서 농민의 증산의욕을 고취하려면 물가상승률을 최소한 1∼2% 웃도는 선에서 수매가를 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올해 수매가를 작년보다 15%인상하는 경우 가마당 가격은 작년보다 2천9백원이 높은 2만9천9백원, 15·4%를 인상하는 경우 3만원이 된다.
농수산부는 또 올해 추곡작황이 봄 가뭄과 병해충피해에도 불구하고 생산목표인 4천2백만섬이 넘을 것이 확실하므로 수매가도 작년도 계획량 1천1백50만섬을 밑돌 수는 없으며 수매방법도 작년과 같은 시차제 수매방식을 올해에도 적용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한편 경제기획원은 ⓛ미곡증산이 한계에 이르러 농가소득증대를 위해서는 전 작물·특용작물 등 경제작물의 생산을 확대하거나 농외소득 증대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②계속 늘어나는 양곡적자가 안정기조룰 저해하는 주요요인이 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올해 추곡수매가는 10∼12%선에서 인상률을 억제할 방침을 밝히고 있다.
지난 연말 현재 추곡수매자금 조달을 위한 한은차입금 누계는 7천5백60억원이며 이중곡가 유지에 따른 양특적자 누계는 3천6백42억원에 달했다.
올해에는 정부미방출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수매물량을 1천1백50만섬으로 책정하고 수매가를 3만원선으로 하는 경우 6천여억원의 수매자금이 소요될 전망이어서 양곡증권의 발행으로 일부 부족분을 메운다해도 2천억원의 신규 한은차입이 불가피하여 차입누계가 9천5백60억원에 달할 전망인데다 올해 하곡방출실적의 부진으로 하곡부문에서 4백억원, 추곡부문에서 2백억원, 합계 6백억원의 신규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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