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범 유작「디스크」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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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어…」로 시작되는『고향생각』으로 우리 귀에 익숙한「테더」이인범씨의 생전의 음성을 담은 유작「디스크」가 최근 출판되었다.
오는 9월13일 연세대 음대주최로 가질 5주기기념식을 앞두고 미망인 이정자 여사(62)등 유족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
음반에는 6·25동란직후인 53년 이씨가 석유풍로 폭발로 심한 화상을 입은 후 3년 뒤에 가진 재기 음악회 때부터 73년 작고하기까지의 노래 15곡이 담겨있다.
『생전에 독집「디스크」1장 만들지 못하고 가신 것이 늘 마음에 걸렸습니다. 2년 전부터 음반을 만들자고 생각한 후 50여 개가 넘는 그분 생존시의 녹음「테이프」를 들려가며 평소 즐겨 부르시던 노래, 녹음상태가 좋은 것을 고르기 시작했습니다.』
자신이 일본 신호여 학원에서「피아노」를 전공했지만 평생을 남편의 그늘아래 반주자로 만족하며 지낸 이 여사. 그는 자신의 반주로 56년 시공 관에서 가졌던 재기 독창회에서 이씨가 불렀던『어머니』(「빅시오」작곡)『어머니를 아시나요』(「누텔레」작곡)에 특히 애착을 느낀다고 얘기한다.
『화상을 입은 후 다시는 무대에 설수 없으리라는 절망을 딛고 부른 노래라 이번 애창곡 집에 넣었습니다. 각 방송국에 남아있는 녹음을 입수하지 못한 것이 유감이지만 이젠 제 할일을 다한 것 같아요.』
「피아니스트」인 아내와 외딸 방숙씨(현 연대교수)의 반주로 노래했던 이인범씨는 73년 연세대 음대학장으로 재직 중 별세했다. 7만 1천장을 찍은「디스크」수익금은 모두 연세대에 마련된 이인범 기념 장학기금에 보태겠다고 이 여사는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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