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체 갖추는 미-일-중공 협력체제-일-중공 우호조약의 의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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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일·중공 평화우호조약은 일본으로 보아서는 「아시아」의 잠재적 군사대국인 중공과의 제휴로 안보를 굳히는 것이고 중공으로서는 미·일본의 지원을 얻어 대소공세를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미·일·중공의 3국 긴밀화를 이룬 계기가 됐다.
일·중공 평화우호조약은 문제의 반 패권조항이 소련을 지목하는 것이 아니라는 형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실제적으로는 미·일·중공에 의한 대소 포위망을 형성한 결과가 됐다.
「맨스필드」주일 미대사의 말대로 일·중공조약은 이를테면 『동방의 「나트」조약』이나 다름없다.
미국은 일찍부터 중공을 「나토」의 『16번째 가맹국』으로 간주할 생각이었으며 이 때문에 일·중공조약은 『미국의 세계전략의 일환』이라는 말까지 나오기도 했다.
사실 미국은 「베트남」철수 이후 「아시아」에서의 정치적 주역 자리에서 후퇴했고 그 대신 「아시아」의 세력균형은 미·중공 접근에 의해 「커버」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소련의 팽창주의에 대항할 새로운 「방파제」로 중공을 택했고 그 방파제는 일-중공조약체결로 튼튼히 굳어졌다.
체제가 다른 「아시아」의 신주역 일·중공이 손을 잡았다는 것은 적어도 당분간은 동북 「아시아」가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주요한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한반도 안정을 위한 환경조성은 일·중공 우호관계 강화로 한 발짝 진전될 것으로 일본 군사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북괴의 태도가 주목되기는 하지만 최근에는 북괴도 중공쪽으로 기울어지고 있어 일본이 미국과 함께 한국과 중공간의 징검다리 구실을 한다면 한반도는 적어도 앞으로 10년간은, 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시아」군사경세는 일·중공 조약체결로 일단은 세력균형 상태에 들어갔다고 평가되고있지만「워싱턴」-동경-북경「라인」에 의해 「아시아」-태평양에서는 완전히 포위됐다고 판단하고 있는 소련이 이를 가만히 보고 있을지는 매우 의심스럽다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예컨대 소련이 북괴가 사태를 오판하기에 충분한 어떤 작용(경제나 군사지원 재개 등)을 가함으로써 한반도에 분쟁이 재발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
한편 일·중공 긴밀화는 경제면에서 한국에 「마이더스」를 줄 요소도 갖고 있다.
그것은 일본시장에서의 경쟁국인 한국과 중공이 일·중공간의 예상되는 교역증진과 일본의 대중공 위탁가공 촉진으로 한국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동경=김두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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