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룻배 전복-어른들 무관심 탓…급류에 진 새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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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연기=박상하·박병석 기자】연기나루터 참변은 해마다 장마철이면 겪는 위험한 통학로를 방치해온 부주의에서 빚어진 것이다.
사고가 난 곳은 매년 비가 오면 1㎞쯤 떨어진 금강의 물이 불어 역류현상을 보여 평소 30∼40m폭의 하천이 5백여m로 넓혀져 마치 바다를 연상시키고 이로 인해 공주군 반포면 원봉리·도남리와 연기군 금남면 성덕리·영곡리 등 4개 지역 7개 자연부락이 육지의 섬처럼 고립돼 3천여명 주민들의 발이 묶이는 것은 물론 학생들도 며칠간씩 등교하지 못하는 것이 예사였다.
그런데도 이 곳에는 평상시 물이 흐르는 것만을 고려해 71년에 놓여진 길이 50m, 폭4.5m의 금남교가 고작.
연기군 금남면 용패리쪽 제방에서부터 7백여m에 이르는 강폭에 덜렁 놓여진 이 조그마한 다리는 여름철마다 잠수교로 변했다.
따라서 비가 올때마다 항상 이곳은 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었으나 당국에서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고 있었다.
금호중학교의 경우만 해도 비가 오는 날에는 결석생이 많아 비오는 날의 결석은 결석으로 처리하지 앉았고 또 교사들이 학생들의 등·하교를 지도해 왔다.
학교측은 비오는 날에는 이 다리를 건너 통학하는 1백9명의 남녀학생들이 대부분 결석하기 때문에 20일의 경우 18일에 내린 비로 학생들이 등교하지 못할 것으로 판단, 지도교사를 배치하지 않았다는 것.
더우기 집단 참사를 일으킨 「1백원의 도선」도 한마디로 무모한 짓이었다.
6명 정도밖에 탈 수 없는 조그마한 배에 한꺼번에 20여명씩 학생들을 태워 건네주었기 때문이다.
이미 5차례에 걸쳐 79명을 건네주고 마지막으로 18명을 태우고 가다 사고를 당한 것이나 역류하는 거센 강물을 건너기에는 「무리」가 있었는데도 누구한사람 이같은 무모한 도선을 제지하지 않았다.
결국 경찰관이나 지도교사 1명이라도 나루터에 나와 이같은 무리한 도선을 막았더라면 한꺼번에 15명씩 죽는 참사는 예방할 수 있었다며 인근 주민들은 안타까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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