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활자로 찍은 「구텐베르크」성경 서독서 「완전회수」 작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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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구텐베르크」에 대한 서독의 관심은 말로만 그치지 않는다.
서독은 최근 금속활자로 인쇄된 「구텐배르크」성경이라면 무조건 거액의 자금을 들여 회수, 세계에서 가장 먼저 금속활자를 발명해놓고도 전시품이 없어 고민하는 우리와는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금년초 서독 「마인츠」에 있는 「구텐베르크」 박물관이 「뉴욕」의 한 고서점에서 책일부가 훼손된 성서를 무려 1백80만 「달러」 (한화 약8억7천3백만원)으로 사들인데 이어 「바넨뷔르템베르크」주정부가 최근 보관상태가 완전한 것을 2백만 「달러」 (9억7천원)로 낙찰, 고회가에 「샌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뉴욕」의 「크리스티」경매장에서 「구텐베르크」성경이 경매된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바덴뷔르템베트크」주정부는 한도액을 2백만「달러」로 결정한후 국무국장과 도서국장을 현지로 급파하는등 대단한 열의를 보였다.
50만「달러」로부터 시작해 10만「달러」 단위로 뛰어오른 이 경매는 1백50만「달러」를 넘어서면서 두 사람만이 남게 되었고 2백만「달러」에 이르러선 미국인 경쟁자마저 포기, 보관상태가 가장 완벽하다는 또 하나의 「구텐베르크」성경이 본국으로 귀환케 된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금속활자를 만든 직후인 1450년 「구텐베르크」에 의해 제작된 이 책은 6백41「페이지」에 가로 26, 새로 38㎝인 나전활판 성서-.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도서라는 점 이외에 가죽으로 호화장정된 회귀본 이기때문에 도서계의 관심은 지대할 수밖에 없다.
당시의 제작붓수는 1백85권이며 그가운데 여저것 보관되어 있는 것은 48권뿐-. 보유국을 보면 서독 14권, 미국 13권등이며 보관상태가 완전한 것은 21권에 불과해 「구텐베르크」 경매하면 「부르는게 값」으로 통해오는 실정이다.
불과 80년전까지만 해도 1만5천「달러」이던 「구텐베르크」성경이 불경 2백만「달러」로 치솟았으니 「완전 회수」를 내거는 서독으로서 앞으로는 적지 않은 고민이겠다.
【본=이근량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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