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 고속도로의 착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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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이번에 새로 건설하는 전장 43.5㎞의 부마도로는 73년에 개통된 기존의 2차선 도로를 4차선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일부 노선은 신설하여 창원과 마산 공업 단지의 물동량을 부산항까지 직접 수송이 가능케 함으로써 수송시간 및 비용을 절감함은 물론, 남해고속도로의 교통 혼잡을 한결 덜어주게 됨으로써 그 경제적 효과를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당초 내년에 착공토록 되어 있던 이 도로를 정부가 앞당겨 실시키로 한 것은 현재의 물동량 증가 추세를 감안할 때 매우 시의 적절한 처사라고 하겠다.
고속도로의 건설에 따른 경제적 효과가 대개 그러하듯이 이번 부마도로의 건설도 영남 남해안의 지역 사회 개발을 촉진하는 것은 물론 부산시 사상 공단의 발전도 크게 촉진하게 될 것이다.
특히 부마도로가 마산과 부산을 잇는 도로라고는 하지만 순천에서 시작되는 남해고속도로의 실질적인 연장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호남과 영남을 연결하는 또 하나의 길이 뚫렸다는 점에서 경제적 효과 이상의 또 다른 의의가 있다고 보겠다.
호남과 영남을 연결하는 남해고속도로는 73년 개통이래 물동량이 적어 차관을 공여 했던 세계 은행으로부터 한때 고속도로의 통행료마저 받지 말도록 권유받았을 정도였으나 여수·여천 단지의 건설과 마산·창원 공업 단지의 급속한 팽창으로 인해 고속도로의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정도의 혼잡을 이뤄왔던 것이다.
작년에 정부가 대구와 마산을 잇는 구마 도로를 개통시킨데 이어 이번에 다시 부마도로를 착공시킴으로써 남해고속도로의 교통량을 합리적으로 분산시킬 수 있게된 것은 두 지역의 산업 발전을 더욱 가속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부마도로 착공을 계기로 새삼 강조돼야할 것은 우리 나라 고속도로 건설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요청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경인·호남고속로 등도 거의 한계점에 이르고 있기 때문이다.
도로·항만·철도 등 사회 간접 자본 시설의 확충 없이는 지속적인 고도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경제 원론 이전의 상식으로 통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이 방면에 대한 계속 투자에 있어 다소 소홀한 감이 없지 않은 느낌이다.
81년까지는 더 이상의 고속도로 건설이 없을 것이라고 공언하던 정부가 불과 1년이 못되어 부마도로 건설에 착수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우리 경제의 성장 「템포」로 보아 교통망은 그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로 확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제에 정부는 국토 종합 개발 계획에 따른 도로망의 건설 계획을 재검토하여 보다 과감한 투자를 최우선적으로 해야할 것으로 사료된다.
철도 시설이 노후화 되고 항만시설의 급속한 확충이 불가능한 현재의 여건을 감안할 때 고속도로망의 계속적인 확충만이 수송 부문의 애로 타결을 위한 첩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마다 겪는 「시멘트」 파동·연탄 기근 현상이 중앙선의 「보틀-네크」에서 야기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교통 부문에 대한 정부의 보다 과감한 계속 투자를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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