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계의 기대 한몸에…「중앙미술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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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작금의 경이로운 경제적 고도성장과 그 가속화 추세로 문학·예술분야의 사회적 기반에도 많은 발전적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6월에 실시되는(3일∼22일) 중앙일보·동양방송 기획의 「중앙미술대전」창립 제1회전은 그 파격적 상금제도와 운영의 참신성으로 새로운 대대적 민전출현이며, 이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은 괄목할 변화의 하나다.
창조적인 신인 발굴 및 기성작가의 창작활동 고무를 위한 국가적·사회적 제도와 노력은그 동안에도 물론 여러형태로 있어왔다. 그러나 정부 주최의 국전을 제외하고는 사실 이렇다할 권위 있는 대규모의 민간 신인공모전이 전무하였던 실정이고, 그런 관계로 미술계의 진정한 창조적 기류에 유형무형의 부작용이 많았다. 가령 끊임없는 국전 비판론은 그 단적인 예다. 그것은 국전이 국가적·사회적으로 권위시 되던 일반의 인식을 강요함으로써 너무 일방적으로 비대화시키고 그로 인해 필연적으로 야기되는 많은 불합리의 개선을 바라는 소리들이었다. 그러나 어떤 제도도, 또 어떤 운영방법도 어느 한쪽으로는 모순을 내포하게 마련이며 이점은 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문제는 성격적 특징을 갖는 더 많은 권위있는 민간 신인공모전과 엄격한 평가를 거치는 초대작가전의 출현 및 그 지속적 운영에 따른 미술의 다양한 사회적 수용과 그 유대관계의 향상을 기하는 일이다.
문화와 사회 경제력의 물리적 관계를 여기서 언급할 계제는 아니나 허두에서 말한 우리사회의 급격한 경제발전을 배경으로 연전부터 마치 시기를 기다렸던 듯이 몇몇 유력한 중앙 언론기관과 일부 지방신문사가 각자 운영방법과 성격을 달리하는 신인 경연전을 중요 문화사업으로 시작하고 있는 것은 미술계의 신인층과 학도들에게는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사회의 미술애호열의 증대와 다채롭고 새로운 미술문학의 전개를 촉진시키려는 커다란 사회적 추진력으로 나타나고 있는 이 현안은 사실 「중앙미술대전」주최측이 내걸고 있는 「한국미술의 새 시대를 여는」상황이기도 하다.
그 동안의 다른 언론기관 주최의 대전과 굳이 관련시킬 것은 없지만 「중앙미술대전」은 몇 가지 점에서 관계사회의 각별한 주목의 대상이 되어있다. 우선 앞에서 이미 언급했듯이 공모전에 전례없는 파격적 상금이 제시되고 있다. 동양화·서양화·조각의 3부에서 3점의 대상작에 각각 3백만원씩, 그리고 다른 3점의 장려상 수상작에 각각 1백만원씩이다.
이러한 시상은 아마도 세계적으로도 대단히 높은 수준인 것 같고, 한편으로는 우리의 사회적 힘을 상징하기도 한다. 말할것도 없이 문화나 예술의 질적 향상이나 발전이 돈으로만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러한 현실적 자극제는 필요하며, 거기에 고무되고 격려받으며 배전의 의욕과 정열을 불태우는 것은 자연스런 반응일 수 있다.
그런 견지에서 이번 「중앙미술대전」에는 특히 기대가 크다.
주최측은 1년전부터 거듭 전람회 운영규모와 성격을 공고해온 만큼 여기에 응할 태세를 취한 무명작가와 신인 또는 학도들에겐 충분한 제작기간이 주어지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뛰어나고 참신한 작품이 많이 나올 수 있으리라 예상되고, 또 그래야만 할 것이다. 그때 그 성과는 반드시 주최측만의 것은 아니며, 전체 미술계와 사회 문학구조의 발전적 다극화를 크게 촉발시키는 의미를 지니게 될 것이다.
예술경연은 결코 「스포츠」와 같은 승부「게임」일 수가 없다.
한 작품의 예술적 내면성의 평가와 질적 가치의 판단은 심사위원들의 견해차에 따라 과반수 또는 절대 다수의 의견으로 집약되는 불가피한 한계를 갖게 마련이다. 그리고 예술창조란 한 작가에게 평생의 투쟁을 뜻하는 것이며 한때의 대상수상으로 결판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권위있는 공모전은 응모 출품자에게 자기 확인을 위해 좋은 도전의 기회가 될 수 있다.
또 공모전은 그 자체는 특출한 신인을 관계사회와 일반에게 주목케 하고 그에게 더욱 정진하도록 격려와 자극을 주는 의미이상의 것이 아니다.
「중앙미술대상전」은 회화·조각분야에 걸쳐 모든 현대적이고 창조적인 표현수법과 경향을 망라하는 현실적 포용성을 취하고 있다. 이는 최근의 다른 어느 민전이 성격적 경향에 한정시키려고 한 것과는 대조를 이루는 것이다. 이 대조적 요소는 큰 민간공모전들이 각기 다른 특징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한 것이다. 「중앙미술대전」이 또 하나의 운영특징으로서 종래의 작품초대형식에 별도 전람회를 계획한 것도 새로운 방법의 모색으로서 주목되는 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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