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한국, 북핵협상 영향력 커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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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국회를 통과한 파병동의안에 대해 세계 언론들은 사실 보도에만 치중할 뿐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았다. 반면 파병 문제가 국회에서 논의 중인 일본과 이라크전에 참전 중인 미국.영국 언론들은 "한국이 명분보다는 실익을 택했다"며 비중 있게 다뤘다.

영국 BBC방송은 2일 "이라크 전쟁에 대한 광범위한 반대여론에도 불구하고 파병을 결심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라고 평가했다.

로이터 통신은 "한국민의 86.3%가 이라크 전쟁에 반대하고 있다"면서 "盧대통령은 '국익을 우선시해야 한다'는 국회연설을 통해 파병에 반발하는 국민을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 뉴욕 타임스는 "한국은 이번 이라크전 파병으로 북한 핵문제를 둘러싼 외교협상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AP통신은 "이날 국회 밖에서 수백명의 반전 시위대가 항의시위를 벌였으며, 시민단체들이 내년 봄 총선에서 파병에 찬성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낙선운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사히.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들도 한국의 반전 분위기를 집중 보도하며 "이라크전에 한국이 파병할 경우 북핵 위기가 고조됐을 때 전쟁을 반대할 명분이 사라진다는 우려가 한국 내에서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카타르 위성방송인 알자지라는 긴급뉴스로 "한국 국회가 미국과 영국의 침략전쟁을 지원키로 결정했다"며 의회 투표를 저지하려는 한국인들의 국회 앞 시위를 중점 보도했다.

반면 이라크 전쟁을 지원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랍어 일간지 알 리야드는 "거센 반전여론 속에 나온 이번 국회 표결 결과는 盧대통령의 정치적 승리"라고 평했다.
박소영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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