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R&D 인재 46명 파격 승진한 까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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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오창공장 직원들이 전기자동차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점검하고 있다. LG는 디스플레이·스마트폰 등 기존 분야뿐만 아니라 에너지 솔루션 부문에도 집중 투자하고 있다. [사진 LG]

LG는 구본무(70) 회장이 앞장서 연구개발(R&D)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시장 선도’를 위해선 R&D 투자가 필요 조건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올 2월 국내 석·박사급 R&D 인재 360명을 초청해 개최한 ‘LG 테크노 콘퍼런스’에서 “R&D가 아니면 세계 시장을 선도할 수 없다고 항상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룹 전체로도 R&D 인력도 크게 늘렸다. 2009년 2만명 수준이었던 R&D 인력은 지난해 3만여명으로 늘어났다. 구 회장이 “핵심기술이 있어야 시장 선도 제품이 나온다”며 R&D 투자를 적극 독려해온 데 따른 결과다. LG는 최근 R&D 전문인력 46명을 임원급으로 전격 승진시키는 인사도 했다.

 계열사 중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경기도 파주 공장에 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패널 신규 라인에 7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결정했다. 2~3년 뒤 열릴 OLED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승부수였다.

 LG전자도 최근 3년 동안 R&D에만 9조5000억원 가량을 쏟아부었다. LG디스플레이는 4조원을 R&D에 썼다. 두 회사 모두 매출의 6% 가량을 R&D 투자에 투입한 것이다. 5% 이내인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LG화학은 2차전지 분야에서 R&D를 통해 쌓아온 배터리 기술을 바탕으로 에너지저장시스템(ESS)과 친환경 전기차용 배터리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R&D분야에 4500억 원을 투자한 데 이어 올해는 이보다 31% 증가한 59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LG는 미래 원천기술을 개발할 첨단 R&D 기지 조성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 중반께 ‘마곡 LG 사이언스 파크’를 착공한다. 2020년까지 3조원 이상을 투자해 LG전자·LG디스플레이·LG이노텍·LG화학 등 11개 계열사의 R&D 인력 2만여명이 상주하며, 융복합 시너지 연구를 중점 수행할 계획이다.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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