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 여행사 버스 전복사고 22명 사상

미주중앙

입력

24일 오후 엔세나다 인근 LA삼호관광 버스 전복사고 현장을 지나던 운전자들이 탑승객들을 구조하고 있다.?[엘 비지아 제공]?

연휴를 맞아 멕시코로 떠난 LA의 한인 관광버스가 전복돼 운전자가 숨지고 21명이 다쳤다. 부상자 중 2명은 의식불명 상태다.

멕시코 현지경찰에 따르면 24일 오후 5시쯤 티화나에서 엔세나다로 향하는 도로에서 한인 26명을 태운 삼호관광 소속 버스가 도로를 벗어나 전복됐다.

사고로 버스 기사 폴 노(63)씨가 사망했고, 정모·김모(이상 여성)씨가 중태에 빠지는 등 21명이 다쳤다. 탑승객 중 6세 여자아이도 있었지만 큰 부상을 입진 않았다.

현장에서 부상자들을 도운 고메스 라스콘씨는 "일부 부상자들은 피를 흘린 채 도로에 주저앉아 있었다"며 "미처 버스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승객들은 꺼내달라 외치기도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버스에 탔던 가이드 송모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커브길에서 마주 오던 차량이 앞차를 추월하려고 중앙선을 침범했고 버스 기사가 피하려고 급하게 핸들을 꺾었다"면서 "중심을 잃은 버스가 도로밖으로 이탈하면서 뒤집혔다"고 말했다.

사고지점에는 타이어 자국이 길게 남아 있어 버스가 도로를 벗어나기 전 노씨가 급정거를 시도한 것으로 보인다고 현지 경찰측은 밝혔다. 버스는 1박2일 일정으로 사고 당일 오전 LA를 출발해 티화나를 거쳐 엔세나다의 숙소로 향하던 길이었다.

승객 대부분은 LA 한인들이었으며 한국에서 온 관광객도 3명 타고 있었다. 부상자들은 벨마 병원 등 인근 3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25, 26일 양일간 모두 샌디에이고의 샵 메모리얼 병원으로 옮겨졌다.

중상을 입은 2명은 각각 머리와 폐를 다쳐 수술을 받았으며 26일 오후 의료진이 동승한 응급수송 비행기로 샌디에이고에 이송됐다.

삼호관광의 신성균 대표는 "사고 소식을 듣고 직원과 함께 현지로 내려가 상황을 파악한 뒤 사망자 수습과 부상자를 지원하고 가족들과 연락했다"면서 "치료비 등 보상은 보험회사에서 맡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서는 시민들의 도움이 컸다. 현지 언론 '엘 비지아(El Vigia)'는 "그린 엔젤스 등 자원봉사대들이 사고 10분 만에 도착했고, 다른 운전자와 현장을 지나던 의사들도 한인들을 도왔다"고 보도했다.

정구현·이성연·장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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