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서빌딩 경비원 살해범 검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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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 종로구 장사동 경서「빌딩」 경비원 임종동씨 (55) 살인강도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29일 사건발생 52일만에 범인 박모군(18·서울용산구서계동·경서「빌딩」내 진영상회 종업원)을 검거, 범행일체를 자백받아 긴급 구속했다.
경찰은 박군이 범행에 사용한 흉기와 피묻은 옷가지·구두등과 훔친 수표·현금등을 증거물로 압수했다.
경찰은 당초 사건이 발생하자 범행수법으로 보아 범인이 「빌딩」내부를 잘아는 사람일 것으로 추정, 범인의 윤곽을 좁혀 오던중 없어진 5만원짜리 자기앞수표 1장을 경서 「빌딩」 에서 5백m쯤 떨어진 종로구 관수동 국제복장사에서 양복 한벌을 사고 바꿔간 것을 확인, 4명의 용의자를 집중수사한 끝에 28일 낮12시쯤 범인 박군이 일하고 있는 진양상회를 덮쳐 붙잡았다.
박군은 경찰에서 중구 무교동 우미회관 「호스티스」로 있는 애인 박모양(18)과 셋방을 얻어 동거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자백했다.

<사건전말>
박군은 지난달 5일 상오1시쯤 구정방범특별비상령이 내려진 가운데 종로구 장사동 233의6 경서
「빌딩」 112호 아세아상사(주인 임현섭·31) 입구 앞에서 「빌딩」 경비원 임종동씨 (55·서울마포구염리동41의168)의 머리를 자동차 부속품인 삼발이로 때려 숨지게 한뒤 한성상회등 19개 점포에서 현금 31만9천원과 자기앞수표 5만원짜리 1장·약속어음 10장등 모두 6백62만여원을 훔쳐 달아났었다.
박군은 범행 하루전인 4일 하오10시쯤 칠광공업사쪽 「셔터」가 60cm쯤 열려 있어 이곳을 통해 경서 「빌딩」 안으로 들어가 문옆 화장실에 숨어 있다가 경비원 임씨가 혼자 남아있던 다음날 상오1시쯤 범행한 뒤 집으로 돌아가 구정휴가를 보낸뒤 9일 아침 평소처럼 출근했다.

<범행동기>
애인 박양이 평소 『나와 함께 살려면 전셋방이라도 한간 얻어달라』고 졸라대 자기집이 부유하다고 속여 온 박군은 1월27일 서울 성북구 종암동에 1백만원짜리 전셋방을 10만원에 계약한 뒤 나머지 90만원을 지난달 5일까지 마련하기 위해 범행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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