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탤리·포플러를 심자"―한국 포플러위원회 회장 전택보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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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21일부터 한달간은 국민식수기간.
정부는 올해도 22만정보에 4억여그루의 나무를 심을 계획이다.
해방 후 매년 봄만 되면 나무심기행사를 벌여오고 있으면서도 우리의 산은 아직 헐벗은 데가 있다.
『우리 나라는 전국토의 67%가 산지로 되어있으면서도 필요한 목재의 80%를 외국에서 수입해다 쓰는 실정입니다.
이런 상태를 하루 속히 면하려면 빨리 자라고 수익성이 높은 속성경제수를 많이 심어야 합니다.』
18년째 한국 포플러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전택보 회장(천우사 사장)의 말이다. 이탤리·포플러는 빨리 자라기 때문에 10∼12년만 되면 벌채가 가능하고 한 나무에서 1백50사이의 목재가 나오므로 1사이당 1백원만 쳐도 1만5천원, 1백그루를 심으면 1백50만원의 소득을 올릴수 있다는 것.
그러므로 자녀가 출생했을 때 1백그루만 심어 놓으면 그 자녀의 고등학교나 대학교 학자금은 염려할 필요가 없다는 전 회장의 설명이다.
정부의 나무심기운동도 이처럼 개인의 소득과 직결되는 수종을 권장하고 동시에 자금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산림녹화를 위해 올해 정부가 조림가들에게 지원하는 자금이 10억원뿐이라고 해요. 이래가지고야 어떻게 조림사업이 제대로 될 수 있겠읍니까.』
목재수출국인 칠레가 조림에 드는 비용의 75%를 정부에서 보조해주는 사실을 예로 든 전 회장은 『우리도 산지를 효율적으로 개발하여 산림국가를 이룩하려면 정부가 좀더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이고 조림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55년 이탤리·포플러가 처음 도입됐을 때부터 현신규·원용석씨 등 학계·재계 중진들과 이 나무의 보급에 힘써온 전 회장은 78세의 고령인 지금도 산림녹화에 대한 열정만은 남에게 뒤지지 않는다.
재계 원로이기도 한 그는 전경련 등 경제단체를 통해 기업의 나무심기 참여를 권장하는 한편 3년 전부터는 기업체들로부터 출연을 받아 고속도로변에 매년 포플러를 심고있다.
올해에도 이미 1천5백만원을 확보, 이탤리·포플러식목의 최적기인 3월말부터 10여일간 경부고속도로변에 식목을 할 예정이다. 【신성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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