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대리 전화하는 열사의 공방-소말리아-이디오피아의 「오가덴」영유권 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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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소말리아」와 「이디오피아」의 「오가덴」사막 영유권분쟁은 동서 18개국이 직접 간접으로 개입, 국제전 양상을 띠면서 가열되고있다.
미국의 군사지원을 받던 「이디오피아」와 소련의 지원을 받던 「소말리아」가 지난해「파트너」를 서로 바꾼 상태에서 시작된 「오가덴」영토분쟁은 최근 「이디오피아」군이 소련과 「쿠바」의 강력한 군사지원으로 지난 반년간의 열세를 만회하는 반격작전에 나섬으로써 열기를 더했다.
「소말리아」는 작년 7월 「이디오피아」영 「오가덴」지역에서 활동중인 서부「소말리아」해방 전선(WSLF) 「게릴라」를 지원, 이 지역의 90%를 점령하는 우세를 지켰었다.
「셀라시에」황제를 몰아낸 「이디오피아」의 좌경 「멩기스투」정부가 아직 안정을 못 찾고 북부지역에서 「에리트리아」분리주의 민족해방전선이 세력을 확장하고 있던 시점을「소말리아」는 「오가덴」사막과 「케냐」북부, 그리고 「지부티」공화국을 포함하는 「소말리아」인의 대「소말리아」건설에 호기로 포착했었다.
소련은 처음에 두 사회주의나라 분쟁을 중재하는 입장이었으나 마침내 「소말리아」를 포기하고 「이디오피아」를 지원하기로 결정했다.
소련의 「이디오피아」거점확보는 서방석유수송로인 홍해장악에 있다. 서방외교전문가들은 소련이 중동에서의 열세와 「이집트」·「수단」이어 「소말리아」와의 반목을 「이디오피아」에서 만회하겠다는 이중목적을 겸하고있다고 평가했다.
소련의 이같은 정책은 「바르샤바」조약국인 동독·「불가리아」「헝가리」「체코」는 물론 소련의 「아프리카」전쟁청부자인 「쿠바」를 「오가덴」분쟁에 끌어들였다.
이에 반해 「소말리아」는 홍해의 안전을 지키려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으로부터 막대한 전쟁자금만 공급받았을 뿐 미국의 무기원조 보류라는 강력한 견제에 고전했다.
미국은 소련과의 정면대결을 기피하는 입장을 지키면서 「바레」대통령의 대「소말리아」주의가 친미국인 「케냐」와의 분쟁을 일으킬 가능성을 우려, 「소말리아」에 대해 오히려 「오가덴」의 포기를 종용한바 있다.
두 나라 분규는 동서의 대립 외에 친소국가였던 「이집트」·「수단」, 중공의 「소말리아」지원약속과 친미국인 「이스라엘」의 「이디오피아」지원약속으로 더욱 복잡 미묘하게 얽혀져 가고있다.
이것은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이 지역이 「모슬렘」교국과 「기독교」국의 대립은 물론 「아프리카」지역에서의 영향력 행사문제로 중소가 대립하고 있음을 입증한다.
이런 상황에서 소·「쿠바」군을 앞세운 「이디오피아」의 공세는 지난 11일 「소말리아」의 총동원령과 정규군의 「오가덴」지역 파견으로 본격적인 전면전으로 치닫게 되었다.「소말리아」국경이 침범될때 미국을 비롯, 「프랑스」·서독·「이탈리아」·영국 등 서방의 전면적 무력개입은 불가피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소련에 의해 전쟁이 확대될 경우 「아프리카」의 뿔에서 이미 손을 뗄수 없게된 미소간의 격투는 열기 속에 장기화될 전망이다. <진창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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