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 5·6학년 받아쓰기] 10명중 1명이 파랗다→파라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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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불러주는 낱말을 받아 쓰세요. '파랗다'".

"파라타, 파랏다, 파다…".

최근 서울지역 초등학교 5~6학년 25만여명을 대상으로 기초학력 진단평가를 한 결과 이처럼 '파랗다'란 낱말을 제대로 적지 못한 학생이 전체의 9%나 됐다. 진단평가란 매년 1학기 초 읽기.쓰기.기초수학 등 3개 영역을 대상으로 학습 부진아를 찾아내기 위해 실시되는 시험.

서울시교육청이 3일 발표한 진단평가 결과를 보면 요즘 학생들이 띄어쓰기.받아쓰기를 제대로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알 수 있다(표 참조). 쓰기 영역에서 가장 높은 오답률( 23%)을 보인 문제는 '나는 먼저 갈게'를 띄어쓰기 하라는 것.

'나는먼저 갈게'라고 쓴 답이 오답의 대부분이었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이효종 시교육청 초등교육과장은 "학생들이 컴퓨터에 친숙해지면서 채팅언어에 길들여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이밖에 의견과 사실을 구분하지 못하는 학생도 많았다. '느티나무는 크고 오래 산다''느티나무는 그늘을 만들어 준다''우리 마을에도 느티나무를 심었으면 좋겠다'는 문장 중에서 의견을 나타내는 문장을 고르라는 문제는 5학년 학생이 23.6%나 틀렸으며, 6학년 역시 19.76%나 틀린 답을 냈다.

한편 이번 평가에서 4천5백71명(1.8%)이 초등학교 3학년 수준의 기초학력에도 미치지 못하는 학습 부진아인 것으로 집계됐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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