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교 교과서|어휘 틀린 곳이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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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말의「표준」이라고 할 국민학교 국어교과서에 어법상 잘못이 많다. 「6명」을「6사람」으로 쓰는 가 하면「열 두살」을「12살」로 써서 논리적 사고를 저해하고 나아가서는 어린이의 개념형성을 혼란 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발간된 한국국어교육학회의『새국어교육 25∼26호』에 실린 유준형교사(마산 경상고교)의 조사연구에서 밝혀졌다. 유교사가 지적한 오용의 실례를 몇 가지만 들어보면-.
발음=『군밤은 맛이 좋습니다』(2의1 P87)에서「밤」은 독립해서 쓸 때는 길게 소리나지만 합성어로 제 2음절 이하가 쓸 때는 짧게 소리남에도 그냥 긴소리 표시를 해 놓았다. 이것은「고국」의「고」가「연고」로 될 때는 짧게 소리나는 것과도 같은 원칙이다.
삭자=『10윌에 들어선 날씨는 제법…』(5의1 P125) 에서「10월」은「시월」로 표기함이 타당 하다.
어휘 ▲『고개를 갸우뚱 하였습니다』 (3의1 P90) 에서「갸우뚱하다」는 물체가 많이 흔들릴때 쓰는 말로 당연히「갸웃 하였습니다」나 「갸웃 거렸습니다」로 써야한다. ▲『아빠는 인제 신규의 말에서 좋은 시를 생각했어』(3의1 P48) 와『이제 방공호로 도망치는 일도 없겠구나』(6의1P159) 에서「인제」와「이제」는 잘못 쓰여졌다.지금까지「인제」는「지금부터」로「이제」는「지금」으로 쓰여왔다. 따라서 3학년 교과서의「인제」는「이제」로, 6학년의「이제」는「인제」로 바꿔져야 한다 . ▲나무의 구분에 중점을 두는「재목」과 철재·석재등에 대비되는「목재」가 혼용되고 있다.(4의1 P41) ▲『봄 햇살은 어머니의 손길처럼 따스하고 』 (5의1 P22) 에서「햇살」은「햇별」으로,『해는 제법 따갑게 내리쬐었습니다』(4의1 P112)에서「해」도「햇볕」으로 표기되어야 한다. ▲『열나흘날에는 오곡밥을 먹는다』(4의2 P131)의「열나흘날」은「정윌 대보름」이 잘못 쓰여진 것이다.
경어= 『선생님이 치는「피아노」에 맞춰』 (6의2 P14)에서는 높임말이 무시 되었다.
어법 ▲『어머니의병 구완도 하며』(4의1P14)에서 「병 구완」 은 합성어이기 때문에「병구완」으로 붙여 써야한다. ▲『홀쭉이』(4의1 P63)는「홀쪽이」로 적어야 한다. ▲『책상속에서 나는 소리에 틀림이 없습니다』(3의1 P14) 에서「소리에」는「소리임에」로 고쳐야 한다. ▲「∼읍니다」「∼습니다」는 책에 따라, 사람에 따라 혼란이 가장 많은 것 중의 하나다. 그런데 같은 3학년 교과서에서도『하늘이 맑습니다』 (1학기 P7)가 있고『가을하늘이 맑읍니다』 (2학기 P72) 가 있다. 이것은 표기원칙에 따라 다를 수도 있지만 현행 국민학교 국어교과서에 따르면「맑습니다」로 통일해야 한다. ▲『정기예금 이자에 토끼판 돈을 보태어 적금을 들으려 한다』(5의1 P15)에서「들으려」는「들려」의 잘못이다.
이상 열거한 몇 가지는 우리말을 다듬는데 있어서 미화나 풍요화라는 입장을 제쳐두고 다만 논정적 측면에서 지적한 예에 불과하다. 문장 하나하나가 그대로 학습내용이 된다는 점에서 보면 이같은 오류는 어린이 교육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시급히 시정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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