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제 우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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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밀·콩·「올리브」. 기원전 사람인「플라톤」이 구상한 이상 사회에서의 식생활은 이처럼 수수했다.「플라톤」이 되살아나 오늘의 식탁을 내려다보면 입맛을 다시기는커녕 느글거려 눈을 돌렸을지도 모른다.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미국의 경우 연간 고기(육류)의 소비량은 세계 총 소비량의 3분의1을 차지한다. 미국인 한 사람이 1년 동안에 먹어치우는 고기량은 84㎏이나 된다. 「뉴질랜드」인의 경우는 이보다 좀 더하다. 1인당 연소비량이 1백2㎏. 이웃 일본에 비해「뉴질랜드」인은 고기를 무려 30배나 더 먹는 셈이다.
우리 나라 사람의 식성도 요즘은 점차「초원」을 벗어나고 있다. 1년 동안 l인당 8㎏이상의 고기를 먹는다. 60년도의 3.5㎏에 비해 2배 이상이나 늘었다.
국민소득이 늘어나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변화가 식생활이다.
이것은 어느 나라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본능적인 현상인 것이다.
육류는 영양가에 있어서 단백질의 주요 공급원이다. 참치 다음으로 단백질이 많다. 쇠고기의 경우 66「칼로리」를 갖고있다.
가령「올림픽」선수촌의「메뉴」를 보면 육류와 야채가 주식으로 되어 있다. 선수들은 적어도 하루6천「칼로리」의 열량을 내야한다. 평균 성인의 2배에 달하는 열량이다.
현대인이 육류를 즐겨 먹는 것은 그 만큼 활동적인 생활을 한다는 뜻도 된다. 더 많은「에네르기」와 더 많은 운동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의학자들은 육식 위주의 식생활을 그렇게 반가와 하지 않는다. 성인은 연평균 2㎏ 정도의 고기 만으로 적당하다고 말한다.
육류 속에는 이른바「콜레스테롤」이 들어있어서 인체에선 이것이 혈압 안에 침착되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 등을 일으킬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고기를 많이 먹는 나라의 사람들이 야채도 즐겨 먹는 것은 그 때문이다. 야채는 육식에서 오는 산성의 중독을 해소해 주며, 또 그 연소를 촉진시킨다.
육식생활은 초식 생활을 동반해야 비로소 조화를 이루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최근 육류 소비의 급격한 증가를 메우기 위해 우족·내장 등 허드레 쇠고기까지 수입할 계획이라고 한다.
우리의 식성은 이제 그런 것까지도 수입하지 않으면 안 될 만큼 왕성해졌다.
그러나 식생활의「패턴」을 달리 생각해 볼 수는 없을까. 영양가도 풍부하고 맛도 더욱 세련되고 좋은「메뉴」도 있음직하다. 이른바 요리 연구가들은 더욱 분발해야겠다. 남의 나라「허드레 고기」까지 쓸어 먹기엔 어딘지 기분이 좀 언짢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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