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 여인엔 논쟁 예술 아닌 광고다|소 관람객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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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미국의 대중미술과 초현실주의 작품들이 사회주의 「리얼리즘」이 지배하고 있는 소련에 상륙, 소련인들을 당황케 하고 있다.
소련에서 전시된 총85점의 미 작품 중 약4분의1이 소련에서는 보기 드문 60년대와 70년대의 미국의 전위주의 작품들이다.『미국을 대표하는 작품』이란 표제가 붙은 이 전시회는 미국의 현실주의 작품들을 요구한 소련 관리들의 요청과 「뉴욕」「메트러폴리턴」박물관 20세기 미술담당자 「헨리·겔트찰러」씨의 주선으로 열리게 된 것이다.
전시회가 일반인들에게 공개되자 관람한 많은 소련인들은 미국의 현실주의가 너무 앞서있다고 입을 모았다.
25세의 한 미술학도는 대형「실크·스크린」에 그린 일련의「엘비스·프레슬리」그림들을 보고 『예술 작품이라기 보다는 광고』라고 비난했다.
「넬리·프로프킨」이라는 중년 여성은『나는 지금까지 많은 전람회를 구경했다. 그러나 이번「전시회」는 과거 내가 본 어느 전람회들과도 판이하게 다르다』고 말했다.
「프로프킨」여인은 어린아이 발처럼 그린, 「댄서」「머스·커닝햄」의 발이 거꾸로 그려진 한 여인의 얼굴 위에 놓여져 있는「짐·로센키스트」의 그림 앞에 서 있었는데『나는 이 그림을 이해하려고 여기 서 있지만 아직까지 뭘 뜻하는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왜 이 그림을 그렸는지 알 수가 없다』고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미국의 대중예술과 초현실주의는 아무데도 구애받지 않고 나갈 수 있는 한 뻗어나가고 있다』고 말하는「겔트찰러」씨는 이미 18개월 전에 이번 전람회에 전시할 작품들의 사진을 소련관리들에게 미리 보냈었다고 밝히고 그러나 그 그림들과 더불어 「리언·크롤」의 「나체」화와「러시아」태생의 화가 「라파엘·소예」「벤·샨」「존·그레이엄」의 작품들도 추가로 보내주도록 요청 받았다고 전했다.
그에 의하면 소련인들에게 가장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작품은 침대 위에 누워있는 두 명의 나체여인을 묘사한「필립·펄스턴」의 그림일 것이라고.
「겔트찰러」씨는 그 그림을 본 소련인들이 그림 속의 두 여인을「레즈비언」으로 생각하더라면서 자기는 그러한 소련인들에게 두 여성이 단순한 「모델」이며 그림 속에서 서로 몸을 접촉하지 않고 있음을 주지시켰다고 말했다. 【모스크바UPI동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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