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행사 될 5·18 기념식 … 야권 불참 선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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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호 02면

17일 오후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주최로 열린 5·18 민주화운동 제34주년 기념식에서 안철수·김한길 공동대표가 헌화하고 있다. [뉴시스]

올해 5·18 민주화운동 34주년 기념식이 반쪽 행사로 치러지게 됐다. 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의 5·18 기념곡 지정과 제창을 거부한 데 반발해 야당과 5·18 관련 단체들이 불참을 선언하면서다.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거부에 반발 … 17일 야당 별도 추념식, 전략공천 반발로 파행

 5·18 민중항쟁 기념행사위원회는 17일 “정부 방침에 대한 항의 표시로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며 “세월호 참사의 추모 대열에 동참하는 뜻에서 전야제도 취소했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도 정부가 주관하는 기념식에 참석하지 않고 대신 17일 오후 광주광역시 운정동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별도의 추념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는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와 박영선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와 광주시당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박근혜 대통령도 18일 열리는 기념식에 불참한다. 대신 이미 사의를 표명한 정홍원 국무총리가 참석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은 취임 첫해인 지난해 5·18 기념식에는 참석했지만 올해는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담화를 앞두고 외부 행사를 자제하는 차원에서 불참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광주지역 시민단체들은 “세월호 침몰 사고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 총리를 정부 대표로 보내는 것은 광주를 모독하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새정치연합 주최로 열린 별도의 기념행사는 윤장현 후보에 대한 당의 전략공천에 반발한 무소속 강운태·이용섭 후보 측 지지자들의 거센 항의로 파행을 빚었다. 이들은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행사장에 도착하자 “낙하산 공천 웬 말이냐” “안철수는 물러가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고 일부 항의자는 주최 측과 몸싸움을 벌였다.

 이에 따라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등 참석자들은 헌화와 분향을 마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뒤 별도의 추모사도 없이 10여 분 만에 서둘러 행사장을 떠났다.

 안 대표는 이후 광주지역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전략공천에 대해 광주시민들께 미리 충분히 상의 드리지 못한 점을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광주의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새로운 분을 선택할 기회를 시민들께 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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