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 고삐는 원유가가 쥐었다|미 「워튼」연구소 새해 전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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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뉴스위크」와 공동으로 세계 경기에 대해 정밀한 분석을 해 오고 있는 「워든」연구소(소장 「로렌스·클라인」박사)는 최근호 「뉴스위크」를 통해 78년도 각국의 경기 전망을 발표했다.
「워튼」연구소는 우선 77년의 세계 경제는 각국 정부가 지난 5월의 「런던」경제 정상 회담에서 약속한 각종 경제 목표에 전부 미달되어 정체 국면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편집자 주>
78년의 세계 경제를 개관해 볼 때 삼두 기관차국인 미국·일본·서독의 경기 자극책이 지연 없이 실현된다면 금년보다는 향상될 것이나 여전히 높은 실업 추세와 산업 생산의 위축세는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일본과 서독의 경기 자극책은 기대할 만하며 양국은 환율 상승을 계속 허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기관차국의 경제 성장율이 1%만 높일 수 있으면 객차국(영국·「프랑스」·「이탈리아」 등)의 경제는 1.5%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 그러나 이들 나라는 대부분이 무역 적자 추세를 면할 길이 없어 상당히 고전할 것이 예상된다. 따라서 기관차국과 객차국 사이의 정책 협조가 내년도 세계 경제의 성장 여부를 결정짓는 관건이 될 것이다.
외환 보유고가 흑자 기조로 반전한 영국 경제는 상당히 전망이 밝고 「프랑스」「캐나다」「벨기에」 등이 회복세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구 경제의 먹구름은 예상되는 원유가 상승이다. OPEC가 원유 가격을 8% 올린다면(약「배럴」당 1「달러」)서구 제국의 경제는 1%(약1백20억「달러」)의 교역 축소가 불가피하다. 또 0.5%의 물가 상승과 0.5%(3백억「달러」)의 성장 감축이 온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이번 12월의 OPEC총회에서 원유가가 10%이하로만 오른다면 내년도 세계 경제는 지금까지의 어떤 전망보다도 밝아질 수 있다. 지금까지로는 이번 총회에서 OPEC제국은 원유가 인상을 꾀하지는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알래스카」·「멕시코」·북해 유전 등의 활발한 생산으로 단기적인 원유 공급은 충분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세계 경제적 문제는 개발도상국(LDC)의 누적된 부채 문제다.
현재 1천8백억「달러」로 추정되고 있는 개도국의 부채는 「오일·쇼크」이후 급증한 것인데 앞으로 이 부채 상환 문제는 계속 세계 금융 질서의 불안 요인으로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각국이 경기 자극책을 실시해 경기 회복의 전망이 보이지만 보호무역주의의 대두야말로 세계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아당기는 요인이다. 높은 관세율과 각종 비관세장벽은 「인플레」만 가속시킬 뿐이며 세계 교역량을 크게 위축시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따라서 「애덤·스미드」의 『국부론』이 나온 지 2백년 하고도 1년이 지난 77년은 이런 의미에서 추세를 역행하는 해였으며 각국 정부 지도자들과 경제 관계자들은 다시 한번 「애덤·스미드」의 다국간 자유 무역 정신을 되새겨야 할 것이다.<「뉴스위크」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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