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내 매몰 15일만에 생환한-양창선씨의 경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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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광산사고로 갱내에 가장 오래 갇혔다가 구조원 기록은 67년8월에 있었던 충남 서양군 구봉 광산의 양창선씨(배수부)의 경우. 양씨는 만15일, 3백67시간45분45초만에 땅속에서의 사투를 이겨냈다.
그는 갱도가 무너지는 바람에 지하1백25m 지점에 있는 갱도 안의 대피소에 갇혔었다.
그러나 장성의 경우와는 달리 화재로 인한 「가스」가 없고 대피소에 나무침대1개, 의자 1개. 배수「파이프」3개, 전화기1대, 「플래시」1개, 물「탱크」 등이 있어 굶지 않았으며 외부와 전화연결이 가능했다. 양씨는 하룻만에 갖고 있던 도시락을 먹고 이틀만에 갱 입구로 통한 전화 줄을 이어 1백W짜리 전깃불을 켰다.
허기가 지자 외부와 상의 끝에 나무 속껍질을 물에 적셔 씹었다.
3일째 되던 날 「탱크」의 지하수를 마셨고 「바킹」용 고무와 가마니의 볏짚을 씹기도 했다.
4일째 되던 날 잡지의 종이를 씹어 먹었다.
9일째 구조반이 철야로 파 들어간 갱도는 양씨가 있는 곳과 7m, 11일째는 5m의 거리가 남았었다.
13일째 양씨는 『참기 어렵다. 차라리 폭파하라』고까지 말할 정도로 고통을 느꼈었다고 했다. 양씨는 광산을 떠나 부산서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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