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실현 안 된 60년 전의 약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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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러시아」공산 혁명은 60년이 지난 지금 아직도 약속을 이행하지 못하고있다.
혁명초기의 지도자들은 자기나라에 진정한 공산주의 사회를 이룩하고 소련이 평화롭고 군비 없는 세계의 지도 세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현실은 그들의 꿈과 전혀 동떨어져 있다.
60년 동안 12개의 공화국에 덧붙여 「발틱」3국이 소련에 병합됐다. 「유고」 「알바니아」 중공은 「모스크바」에서 독립하여 제 갈길을 가고 있다.
소련군대가 제어하지 않는다면 동구 공산국들 역시 그렇게 될 것이다.
서구 공산당들은 「모스크바」지도 노선을 무시하고 「레닌」이 꿈꾸었던 『단결된 「프롤레타리아」』는 심각하게 분열하고있다.
오늘날 세계는 어느 때보다 더 군비를 갖추고있으며 소련은 군사적 패자가 되기 위해 미국과 치열한 경쟁을 하고있다.
사회주의의 「모델」이고자 했던 「소비에트」경제도 그렇게 되지 않았다.
이론상 이 체제는 어떤 형태로든 자본주의를 배격하고 있다. 그러나 소련식의 사회주의는 자본주의적인 요소를 원용하고 있다.
소련의 1인당 월 실질소득은 평균 2백8「달러」를 기록하고있다. 이는 15년 전의 2배다. 그러나 구매력에서는 대다수 서구국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약점에도 불구하고 소련지도자들은 아직도 꿈을 지니고 있다.
그들은 공산주의를 다른 나라에 확산시킬 기회를 언제나 노리고 있다. 그들은 금세기동안 미국을 능가할 가능성이 요원한데도 세계경제의 지도적 국가로 만들겠다고 호언하고있다.
소련지도자들은 최근 몇 년에 들어서야 시민들의 생활향상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들은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농업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할 필요성은 시인하고 있다. 요즈음 새삼 소비재의 품질을 높여야겠다고 그들은 강조한다. 그러나 아직도 서구상품에 비하면 열악하다.
소련 헌법은 언론과 종교의 자유를 약속하고 있다. 그러나 반체제활동가들은 강제노동 수용소나 정신병원에 묶여 있으며 교회는 탄압 받고 있다.
소련인들은 60년 전, 12년 전보다 훨씬 나은 생활을 하고 있다. 65년 그들은 가구 당 11%가 냉장고, 21%가 세탁기, 24%가 TV를 가졌었다. 그러나 이제는 냉장고 60%, 세탁기 70%, TV는 80%가 보급되어있다.
소련의 장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1917년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 것인가.
현재와 같은 형태의 정부가 스러질 몇 가지 조짐들이 있기는 하다. 새로운 혁명의 기폭제가 이미 장치되어 불붙기만 기다린다고 믿는 견해도 간혹 있다. 혁명에 의하든 아니든 소련은 앞으로 더욱 변화하면서 계속 진화해 나갈 사회로 보인다.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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