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5重苦 겪고 있어 악화 땐 적자재정 고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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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김진표(金振杓)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은 2일 "우리 경제가 5중고(重苦)를 겪고 있다"며 "이 중 상당 부분이 정부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것이어서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5중고로 ▶이라크 전쟁▶북한 핵 문제▶무디스 등 신용평가기관의 움직임▶SK글로벌 사태▶카드채 등을 꼽았다. 이 중 SK글로벌 사태와 카드채 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정부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라는 것이다.

金부총리는 또 최근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는 원화 환율에 대해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과 전쟁 리스크가 반영되어 올랐지만 급격한 변동은 없을 것"이라며 "투기 세력의 개입 여부를 관찰하고 있으며 (환율이) 급변하는 경우 가만 두지 않겠다"고 말해 환율 급변과 동시에 정부가 적극 개입할 의사를 분명하게 밝혔다.

그는 이라크 전쟁이 1개월 내에 끝나면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장기화하면 경제가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했다.

그는 이어 "북한 핵 문제가 끊임없이 경제에 부담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또 무디스 등 신용평가기관들이 한반도의 안보상황을 내세워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金부총리는 전했다.

여기에다 SK글로벌의 분식회계는 대기업의 국제 신인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엉뚱하게 카드채 시장으로 불똥이 튀었다고 밝혔다.

카드채와 관련, 그는 "27조원 규모의 카드채 가운데 삼성.LG.국민카드 등 우량기업이 발행한 것이 20조원이나 돼 큰 문제가 없는데 부풀려진 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 상황이 안좋아지면 일시적으로 적자재정을 고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라크 전쟁이 6주 내에 끝나면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3%대에서 묶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전쟁이 12주 이상 이어지면 물가상승률이 4%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흥은행 매각 가격을 올리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매각가는 실사 결과에 따라 결정될 것이며 시장 상황은 좋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고현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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