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안면통은 쓸데없는 걱정도 원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나이 든 사람에게 많은 질환이다. 얼굴 양쪽에 통증이 오기도하고 한족에만 나타나기도 한다. 쑤시고 따갑고 찢어지게 아프다는 등 표현이 여러 가지다. 너무도 고통이 심한 사람의 말로는 차라리 죽는게 편하겠다고도 한다.
얼굴에 나타나는 통증은 대개 3가지로 나눈다. 뜨겁거나 찬 음식을 먹을 때 갑자기 나타나는 것은 대개 칫과적 질환과 관련된다. 눈위 쪽이나 볼에 통증이 있으면서 고개를 숙일 때 아픔이 심해진다면 축농증이나 신경성 통증과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얼굴의 근육을 움직이거나 가볍게 무엇이 닿기만 해도 심한 통증이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삼차 신경통이다.
삼차신경통이 생긴 환자는 자그마한 자극으로 통증이 유발되기 때문에 웃지도 찡그리지도 못하고 세수도 할 수 없는 정도다.
안면에 분포되어 있는 지각신경은 주로 삼차신경이라는 제5뇌신경인데 귀 앞에서 신경절을 만들고 여기서 앞쪽으로 3개의 가지가 갈라져 나온다.
하나는 이마와 앞머리로, 두번째는 볼로, 셋째 가지는 턱으로 퍼진다. 따라서 통증도 때로는 한개의 가지에 분포된 곳만 오기도 하나 2개 3개 모두에 복잡하게 분포되기도 한다.
삼차 신경통은 나이든 사람에게 많이 오는데 원인은 아직 분명치 않다. 삼차 신경절의 혈류 장애 때문이라고도 하고 다발성 경화증 현상이라고 신경줄의 겉껍질이 소실되는 것과 관계가 있다고도 한다. 심리적인 이유로는 계속된 과로를 했거나 복잡한 생각, 소위 흔한 말로『쓸데없는 신경』을 많이 써서 유발되는 경향도 중요하다고 본다.
가벼운 때는 안면의 어느 한 곳에만 통증을 느끼지만 심해지면 모든 얼굴·입안·머리전체가 아파서 한정된 부위를 가려내기 곤란한 경우도 있다. 이 삼차 신경통이라면 심하게 아프기는 해도 생명과는 관계없다.
국소마취제롤 주사하거나 수술로드 치료하는 병이지만 최근에는 잘 듣는 약물들이 나왔다. 대표적인 것이「카바마제핀」따위다. 흔히는 수주일 이내에 낫는다. 역시 과로를 피하고 과음이나 연속된 철야작업 등도 억제하는 방향을 모색하는게 좋을 것이다. <김철규(국립의료원·신경정신과장)>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