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의 신무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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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미국과 소련은 마치 과학 소설 현상모집에라도 응모하려는 것 같다. 최근 두 나라가 앞을 다투어 발표하는 신무기를 주제로 한 작품들은 흡사 공상소설의 경지를 이룬다.
한때 SALT(전략무기 제한회담)를 사이에 놓고 미소는「크루즈」와「백파이어」라는 신작을 발표한 일이 있었다.
미국의「크루즈」는 길이 4·5m, 직경 50cm의 전봇대 같은「미사일」. 공기흡입「제트·엔진」이 장치된 이「미사일」은 3천2백km나 떨어진 목표물을 10m안에서 명중시킬 수 있다. 시속 8백km로. 지상1백m의 저공에서도 비행한다.「레이다」의 감시를 피할 수 있는 것이다.
「카터」미 대통령은 최근 이「미사일」의 양산을 허가했었다.
소련의「백파이어」폭격기는 의대 항속거리 1만l천2km로 6천3백kg의 폭탄과 2개의 공대지「미사일」을 장치할 수 있다. 만일「백파이어」기가 간부「시베리아」의「쿠치」반도에서 뜬다면 공중급유 없이도 남부「캘리포니아」로부터 동부「슈피러」호에 이르는 지역을 폭격하고 본국으로 돌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소련은 그 모든 신무기를 압도할 수 있는 광선무기를 개발했다는 미국 과학전문지의 보고가 있었다. 「하전입자 광선」(Charged Particle Beam) 무기로 불리는 이 것은 거의 빚과 같은 속도(초속 30만km)로 날아가 목표물을 파괴한다. 이와 같은 속도는 미국의 ICBM(대륙간 유도탄)이 연속으로 발사되어도 계속해서 파괴할 수 있는 능력을 갖는다. 「미사일」요격체제로는 더 이상 효율적인 것이 없을 것 같다.
그러나 아직은 기술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 지구를 휩싸고 있는「지구자장」을 하전입자광선이 어떻게 통과할 수 있을까는 두 학자들의 과제로 남아있다.
미국은 이와 때를 같이해서 중성자탄개발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상원의 입안단계이긴 하지만, 이미 실전상태의 실험은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폭탄은 피폭지점에서 방사선을 노출시켜 그 지역 안의 인명을 위협한다. 흥미(?)있는 것은 인명에만 위협을 줄뿐 건물과 같은 시설물들은 결코 손상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이를테면 X선을 강하게 발사해 그 영향을 받은 사람만 죽게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와 같은 무기들은 비록 실용 혹은 실전 배치까지는 아직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고는 하지만 그 가능성만은 엄연한 현실로 입증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인류는「적」과「아」로 나뉘어 이제 승부의「게임」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죽느냐, 사느냐」의 경기를 하고있는 것 같다.
그것이 과학소설과 같은 얘기들일지라도 감동을 자아내지 않는 것은 바로 그 때문이다. 오늘의 과학무기들은 문자그대로「공포의 소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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