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부터 김재막 기용했더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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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재빚안개가 두텁게 드리워 어두워진 하오 6시 50분 주심「푸트」씨(스코틀란도)가 경기종료 호루루기를 불자 만장의 관중들은 갈채와 만족의 함성을 질렀으며「이란」의 선수·임원들도 펄쩍뛰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국의 최정민 감독과 축구협회임원들, 그리고 선수들의 얼굴에도 큰짐을 덜었다는 듯 화색이 감돌았다.
득점없이 비긴 경기에서 쌍방이 다같이 만족하다니 이 무슨 기현상인가.
한국 「팀」은 「게임」 내용으로보아 득점에서도 이겼어야 했으나 무승부에 만족함은 너무 「이란」 을 무섭게 생각했던 것이 아니었는지...
○이날 한국 「벤치」가 거범근·이회택만을 최전방에 내세우고 4명의「풀백」을 문전에, 또 「미드·필드」에 4명을 두텁게 포진한 소위 4· 4· 2형은 「이란」의 공격을「미드·필드」에서부터 조기차단, 한국「팀」이 경기의 주도권을 잡는데 결정적인 작용을 했다는 것이 중론.
또 장신 김재영을 전반에 내세우지 못한 아쉬움은 있으나 뒤늦게나마 후반에 기용한 것도 「이란」을 종이호랑이로 만든 셈이다.
최정민감독은 김재문의 수혼에 이론의 여지가 없으나 장신에서 오는 순발력부족으로 「헤딩」후 후속동작이 느려 득점할 수 있는 몇 차례의 「찬스」를 놓친 것을 아쉬워 했다.
한편「미드·필드」를 장악하는데 의외의 강세를 보인 김진국·박상인·규광내 등의 분전도 칭찬감이었으나 전방 공격수들에 대한 배구의 정학함과 날카로움이 적었다는 것이 역시 아쉬움으로 남았다.
최후수비를 맡은 박성회와 조형배은 「이란」 의 장신「포스트」 「쿨로이엠」 (⑨),「카제란」 (⑤) 등을 압도하는 제공권을 발휘함으로써 철벽수비를 보였고 노장 GK 하호영은 정확한 판단과 과감한「편칭」으로 예상을 능가하는 안정성을 보였다.
그러나 기대를 모은 이함택은 이날도 여전히 부진, 한국의 공격대형에 취약점이 되었으며 FB 김호곤의 실수도 눈에 띄었다.
또 전반에 중앙돌파만을 노려 좀처럼「슈팅·찬스」를 못 만들때 김재문을 일찍 기용못한 「벤치」 의 『경기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아쉬움』 도 없지 않았다. <박군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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