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산청서 기술지도한 바닷고기 양어실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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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충무】부족한 어자원의 확보를 위해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남해안 일대에 시도한 바닷고기양어사업은 여름철의 고수온과 겨울철의 저수온에 물고기들이 견뎌내지 못하고 잇달아 죽어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때문에 수산청의 적극권장으로 시설해둔 통영·거제지역 20개소의 양어장 18만평방m가 쓸모없이 되어버렸고 20명의 양어업자들은 수산청으로부터 받은 시설융자금 1억원등 4억원의 빚만지고 양어사업을 포기하고 있다.
이들 양어업자들은 지난해 3월 수산청의 기술지도로 개소당(9천평방m) 2천만원씩을 들여 통영에 17개소, 거제에 3개소 등 20개소의 양어장을 시설하고 고급어족인 방어·도미 등 체장 2∼3cm의 새끼고기 수십만마리를 잡아 양어장에 입식, 사료를 먹여 길렀었다.
그러나 입식시킨지 5개월 후인 작년8월 섭씨30도까지 오른 고수온에 통영군욕지면동항리 앞바다 양수 금창양어장의 방어 3만마리가 폐사한데 이어 봉고도 앞바다 신형범씨(35) 양어장에서 4만5천여마리 등 나머지 18개소에서도 고수온에 1천∼1만여마리씩 죽었다는 것.
잇달아 올 1∼2월 수온이 섭씨2도까지 내려가자 남아있던 방어 5만여마리마저 죽어버렸다는 것.
방어·도미 등 온수대어종의 서식직경 수온은 섭씨10∼25도인데 남해안 양어장의 수온은 섭씨 20∼30도여서 국내의 해양조건상 바닷고기의 양어는 수산청의 조사와는 달리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수산청은 당초 남해안청정해역이 수온 등 해양조건상 양어에 적합하다고 판단, 연간 5백만마리의 방어·도미를 길러 50억원을 벌어들일수 있다고 시설자금까지 융자, 적극권장했었다. 업자들은 국내에서 바닷고기를 인공양어하려면 9천평방m의 양어장 1개소에 5억여원을 들여 수온조절시설등을 해야 가능하나 경제성이 없다는 것.
일본연안 양어강의 경우 수온이 섭씨18∼25도로 적당한데다 9천평방m 규모의 양어장을 25평방m씩으로 구분, 수온에 이상이 있으면 외부온도의 영향이 적은 50m아래 바다까지「크레인」 선으로 잉어시설을 끌어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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