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원 새 회장 누가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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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학술원(회장 이병당)은 22일부터 28일까지 각 분과회를 소집, 금년도 학술원상 수상 예정자와 유고로 결원 된 회원 선임을 위해 분과추천을 완료한다. 특히 작년 한햇 동안 7명의 회원이 작고, 학술원 개원이래 가장 많은 수의 결원이 생겼기 때문에 학계에서도 누가 회원으로 추천될지 관심을 쏟고 있다.
현재까지 추천후보가 결정된 분과는 22일 회의를 개최했던 철학 종교심리 교육학자들의 모임인 제1분과 이상은 박사(동양철학·76년12월 작고)의 후임으로 유승국 교수(동양철학·성대)를 추천하는데 합의했다. 유교수로 결정될 때까지는 4시간의「마라톤」회의가 암시하듯 같은 동양철학 전공의 이을호(전남대 명예교수) 조용욱(동덕여대 학장) 유정기 교수(전 충남대) 등과 최재희 교수(윤리학·서울대)가 팽팽한 대치상태였다.
그러나 작고한 이상은 박사가 학술원 안에서 유일한 동양철학자였기 때문에 같은 전공의 학자를 선출해야한다는 원칙과 비교적 젊은 학자를 추천, 학술원을 활성화해야한다는 회원들의 의견이 다수 있기 때문에 유교수로 결정됐다고 회의에 참석했던 한 회원이 전했다.
철학분야 못지 않게 후보자가 많은 곳이 역사분야다. 25일 하오에 결정될 후보로는 김상기 박사(동양사·77년3월 작고)와 전공이 같은 조재호(성대) 전해종(서강대) 길현익(서강대) 교수 등이 유력시 되고있다. 그러나 작고한 김상기 박사가 한국사 논문도 많이 남긴 데다 이미 동양사 전공의 고병익 교수(서울대)가 회원이기 때문에 이기백·김원룡·손관기· 김철준·이광린 교수 등 한국사 계통에서 추천될 확률도 많다.
어문학과 신문학 계통의 원로학자들이 모여있는 제3분과는 26일 2명의 회원후보를 결정한다. 작고한 조윤제(76년4월)·양주동(77년2월) 박사가 국문학 전공이었기 때문에 최소 1명은 국문학자중에서 선출해야 된다는 것이 회원들의 의견. 현재 정병욱·장덕순(이상 서울대)·이가원·김동욱(이상 연대)·이명구(성대)·이능우(숙대)·이태극(이대)·남광우(인하대) 교수 등이 회원들간에 거론되고있다.
그러나 작고한 전 회원과 전공이 똑같을 필요는 없기 때문에 신문학계의 김규환·박유봉(이상 서울대) 이해창(이대) 교수 등과 일부 독문 학자들도 의견으로 제출되고 있다.
고병국 교수(민법·76년5월)의 후임을 선출하는 법학분과는 전체 법학계를 망라해 10여명의 중진급 학자가 거론되고 있다. 민법 전공의 김조한·곽윤직(이상 서울대)·김현태(연세대) 교수 등이 유력시되고 국제법의 이한기(서울대)·박관숙(연세대) 교수와 차낙훈(고대) 현승종(성대)박사 등 현직 총장도 물망에 오르고있다.
자연과학 분야의 유일한 결원 분과인 제3분과는 작고한 두 회원(민한직·원태상)이 모두 토목공학자였기 때문에 최소 1명은 토목공학 분야에서 선출될 전망이다. 유력시되는 인물로는 박상조·신영기(이상 서울대)·김해림·이봉인·서영갑·민정갑씨 등 역대 토목학회 회장들. 그러나 항공·통신·금속·섬유공학 분야에서도 원로학자를 학술원 회원으로 만들기 위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회원후보는 ▲28일까지 분과 추천이 끝나면 ▲학술원 안의 자격심사위원회 심사를 거쳐 ▲인문과학·자연과학(각부 회원은 50명)별로 부회에서 출석과반수의 회원 찬성을 얻은 뒤 ▲학술원 전체회의에서 과반수의 동의를 얻음으로써 확정된다. 그러나 분과에서 추천된 회원이 거의 그대로 확정된 것이 관례이기 때문에 회원 경합자들은 최근 진행되고 있는 분과회에 가장 관심을 쏟는다.
그러나 평균 7대1의 어려운 경합을 거쳐 회원이 돼도 10만원의 회원수당과 명예만이 따를 뿐 학술원 자체의 뚜렷한 성과는 없는 형편이다.
문화일반을 관장하고 있는「프랑스」의「아카데미·프랑세즈」나 일본의 학사원 등에 비교해 보면 더욱 그 차이가 두드러진다.
학술원 의장인 이병연 박사는 연구경력·학술업적을 중심으로 활발히 활동할 수 있는 해당분야의 원로가 회원으로 추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박사는 금년 중에 미국·일본·「프랑스」등 3국「아카데미」추천으로 세계 학술원 연맹(Union Academy International) 에 가입되는 것을 계기로 활발한 학술원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임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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