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어린이교과서 두 어린이의 프랑스 일주 100년간 계속 베스트셀러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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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민학교 어린이를 위한 교육서가 지난 1세기동안 계속 「베스트셀러」를 유지해 독서 계에 큰 화제를 일으키고있다. 『두 어린이의 프랑스 일주』라는 제목의 책은 꼭1백년전인 1877년에 출판, 「프랑스」에서만 8백50만부가 팔렸고 전 「유럽」에 변역 출판된 것을 합치면 총 1천만부를 돌파, 공전의 기록을 올렸다. 2백년전통의 출판사인 「으젠·브랑」사는 1백주년기념호로 초판과 똑같은 모습으로 내놓을 계획이며 저명한, 영화감독「강·뤼크·고다르」는 이것을 영화화하고 있다.
초등교육용이며 그것도 지난 세기의 낡은 책이 어린이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꾸준히 읽히는 이유는 높은 문학성과 도덕관 때문이라고 한다.
부모를 잃은 14세의「앙드레·볼뎅」과 7세인「쥐리앙」형제가 9월에 어느 안개 자욱한 아침 고향을 떠나는 것으로 어린이의 프랑스일주는 시작된다. 보·불전쟁으로 독일에 점령당한「로렌」지방에서 탈출, 어린 형제는 남불 「마르세유」항에 사는 삼촌을 찾아가는 것이지만 수천리 길을 걸어가는 동안 숱한 고난을 겪게되며 한시대의 사회상을 체험하는 것이다.
「앙드레」와 「쥐리앙」의 시선을 통해 지난 세기말「프랑스」의 행정관청·윤리·지성·풍속과 관습·국민감정이 적나라하게 증언되고 있다. 물론·이 책의 주제는 애국심과 국민의 의무를 강조하자는 데 있었다. 「알퐁스·도테」의 『마지막 수업』이 문학작품이라면 『두 어린이의 프랑스」일주』는 단순한 교과서로 쓰여졌기 때문에 세계에 널리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다. 그러나 오늘날 『「발자크 적인 「리얼리즘」문학』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은 이 단순한 국민학교 문학교과서가 「베스트셀러」만든 요인임에 틀림없다.
이 책의 내용을 둘러싼 논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조국애와 국가의무만이 강조되었고 신에 대한 인간의 의무가 결여됐다는 비만이 출판 5년만에 일어나 신을 위한 의무가 추가되었다. 어린 형제가 방황하는 동안 성당를 찾아 기도하는 장면, 특히 「노트르담」사원 방문 등이 삽입된 것이다.
그러나 국가와 교회가 분리된 1905년에 다시 무신론적으로 개정되었다 성당이 모두 삭제되었다.
그러자 1910년 종교계에서 이 개정판에 분노를 터뜨려 다시 온건한 수정이 가해졌다. 하지만 모든 논쟁 사회적 간섭 전쟁등 속에서 조국을 사랑하고 아끼자는 교훈과 깊은 도덕성으로 오늘날까지 살아남았을 뿐만 아니라 「베스트셀러」의 대열에서 사라지지 않았다. 원저자는「G·부르노」라는 가명으로 되어있으나 당대의 철학가이며「파리」고등사범강사였던 「알프레드·푸이에」의 부인「오귀스틴」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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