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수급불균형-구직난·인력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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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우리나라는 고 실업 속의 인력부족으로 학력간의 임금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으며 72, 76년을 제외하고는 실질임금상승률이 노동생산성 향상률에 못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개발연구원의 김수곤 박사가 조사· 분석한 「우리나라의 임금수준 및 구조와 노동시장 정책」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산업구조가 급격히 고도화함에 따라 기술직· 전문직 등 고급 인력에 대한수요가 급증하여 전반적인 높은 실업 중에서도 고급인력은 부족한 노동시장의 구조적 불균형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 때문에 기능공 및 전문직. 관리직에 대한 「스카웃」이 과열되고 이들의 임금 더 크게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졸 초임은 평균 30%이상이 올라 금년연초에 월14만∼15만원 선에 이르렀다. 그 대신 기술이 없는 단순 노동자는 일자리가 없어 여전히 저임지대에 머무르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지난 71년엔 고졸자가 대졸임금의 56.4%를 받았던 것이 74년엔 49.4%, 75년엔 46.6%로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조업 평균으로 보면 실질임금 상승률이 노동생산성 향상률에 못 미치나 76년엔 실질임금상승을 22.2%, 노동생산성 증가율 14.9%로서 임금상승률이 오히려 앞섰다. 이러한 임금상승률의 상회는 기업들이 특히 고급인력의 확보를 위해 임금을 높이지 않을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노동청조사에서도 76년11월의 평균 임금은 6만2천9백원으로 1년 전보다 평균 34.4%가 올랐으며 해외진출 「붐」을 탄 건설업 같은 것은 무려 88.7%나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제조업은 22.2%인상에 그쳤다.
김수곤 박사는 산업의 고도화와 더불어 고급인력의 수요는 더 늘어날 것이므로 인력개발을 통해 필요기술 및 고급인력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는 명목적인 임금인상률만 보지 말고 아직도 생계에 미달하는 저임이 있으므로 이에 대해선 적극적으로 개입, 저임일소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박사는 실질임금의 상승이 총 노동공급의 부족이나 노동조합의 역력에 의한 것이 아니라 노동시장에 부분적으로 일어나는 고급인력의 수급불균형과 기업간의 과당경쟁 때문이므로 이룰 제도적으로 해소할 수 있는 방안마련이 임금정책의 기본방향이 돼야할 것이라고 덧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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