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미술|「이라크」, 「바벨」탑 복원 싸고 논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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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대「메소포타미아」문명의 영화를 상징하는「바벨」탑의 재건을 놓고「이라크」의「바빌론」시에서는 논쟁이 한창이다.「하늘의 문」이라는 뜻을 가진 이 탑은 구약성서「창세기」에『인간이 지상으로부터 높은 탑을 쌓아 하늘에 도달함으로써 신과 같은 위치에 이르겠다』는 상징으로 묘사된 유명한 탑.
이 같은 전설을 가진 탑이기 때문에 만약 이 탑이 복원되기만 한다면 세계7대 부가사의 중 하나가 해결되는 것으로 관광자원으로서는 물론「아랍」세계의 명예가 될 것이라는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그러나 현재「이라크」의 고고학자와 건축가들을 곤경에 빠뜨리고 있는 것은 누구도「바벨」탑의 원형을 확실히 모른다는 점이다.
68년「쿠데타」로「바키루」정권이 집권하면서 구상된「바벨」탑 재건 계획은「바그다드」박물관 소속의 고고학자들을 중심으로 집중적인 연구가 진행됐다. 제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시작된 고대「바빌로니아」문명의 유적조사를 계승한「바그다드」박물관 「팀」은 현재도「바벨」탑을 웅장한 규모로 개축했던「네브캇드네자르」왕 시대의「바빌론」시 지역을 발굴하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탑의 위치는 탑의 대좌 중 기초부분이「유프라테스」강 근처로「바그다드」남쪽 약 90km지점의「바빌론」유적지에서 확인됐다. 이때 확인된 것은 기초부분의 크기와 형태로 상층부분의 높이와 형태는 미지수였었다.
그러나 현재까지의 조사에도 불구, ①신전이 7층에 있었는가, 7층위에 있었는가 ②탑의 계단이 9백 개로 알려져 있지만 형태가 직선상승형인가「앗시리아」의 사원처럼 나선형인가 등 수많은 의문점들이 해결되지 않고 있다.
「이라크」에서「바빌론」유적지를 발굴하고 있는 각국의 고고학자들은 기본적인 크기와 형태도 모른 채 탑의 재건방침을 결정한 것은 관광과 석유재력을 세계에 과시하려는 무모한 욕심일 뿐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외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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