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 제 2사단 철수하면 전쟁 위험|북괴의 남침회랑에 주둔…도발방지에 중요|「베시」주한 유엔군사령관 WP지 회견|해·공군·잔류 만으론 김일성 오판 못 막아| 한국공격은 곧 미국 상대한 전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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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김영희 특파원】「존·베시」주한 「유엔」군 사령관 겸 주한 미군 사령관은 북괴의 남침회랑에 배치되어 있는 미 제2보병사단이 철수하면 북괴의 남침 가능성은 크게 높아질 것이고 따라서 자기 생각으로는 우수한 판단력과 좋은 보좌관들을 두고있는 「카터」대통령당선자가 미제2보병사단을 철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시」사령관은 지난해 10월 주한 「유엔」군사령관에 취임 후 9일 처음 가진 「워싱턴·포스트」지 동경특파원과의 회견에서 『1만4천명의 병력을 가진 미 제2보병사단은 북괴의 남침회랑에 주둔하고있어 전쟁방지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미 제2보병사단의 주둔은 북괴가 한국을 공격하면 한국과 미국을 상대로 싸우게 될 것이라는 분명한 결의를 김일성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보도했다.
「베시」사령관은 미 해·공군력이 전쟁을 방지한다는 사실을 인정은 하지만 김일성은 미국이 월남에서 가까운 곳에다 해·공군력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실제로 사용하지 않았기 때문에 월남을 상실했다는 점을 크게 의식하고 있는 듯 하다고 경고했다.
「베시」사령관은 「워싱턴·포스트」지 기자에게 자기는 미국정부를 상대로 하여 주한미군의 수준을 협상할 수 있는 처지는 아니지만 자신이 맡은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병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워싱턴」의 당국자들에게 분명히 밝히고 있다고 말하고 『우리는 한국에서는 군대를 삭감할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베시」장군은 그러나 정확한 숫자는 밝히지 않으면서도 한국의 군대가 미군의 기능을 인수하는 것과 보조를 맞추어서 제 2보병사단이 아닌 다른 부분의 미군을 서서히 감축하는 것은 가능하다고 암시했다.
「베시」사령관은 지금의 남북한의 군사력이 비슷하다는 전제하에 중공과 소련 및 미국의 지원 없는 전쟁이 일어날 경우라면 자기는 한국이 이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베시」사령관의 이같은 미군절수반대의 입장은 한국정부를 지지하는 한국에 있는 미국사람들의 환영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를 반대하는 한국에 있는 미국인들은 한국의 국내정치와 박동선 사건 때문에 한국의 경제성장 같은 성공적인 측면이 부당하게 먹칠을 당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워싱턴·포스트」 지는 말했다. 「베시」장군은 계속 다음과 같이 「워싱턴·포스트」 기자에게 말했다.
『미군의 군사적인 보호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은 경제성장을 이룩할 수 있었고 동북 「아시아」에서는 평화와 안정이, 유지됐다. 김일성은 지금과 같은 사정으로는 무력통일이 가능하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지금의 병력수준이 유지된다면 안정을 유지할 전망은 아주 높다.
미군이 일단 철수하고 나면 평화냐 전쟁이냐는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과 미국의 대한지원 의사에 관한 일반적인 판단에 달렸다.
소련과 중공은 분명히 북괴의 남침을 지원할 의사가 없는 것 같지만 일단 북괴가 전쟁을 시작해버린 뒤에도 북괴를 지원하지 않을 것인지는 확실치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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