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 넘기는 고속버스 터미널 이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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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도심의 고속「버스」「터미널」강남 이전문제는 당국과「버스」업자 사이에 의견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해를 넘기게 됐다.
업자들이 약 20억원을 투자, 지난 4월8일 착공한 제1차 공사는 8월30일 준공됐으나 제1차 공사는 높은 기둥 위에 지붕만 얹어 놓은 허술한 승차장만 세워놓은 것으로 그나마 지난 7월1일부터 개장하기로 했던 당초 계획보다 준공이 2달이나 늦은 것.
이처럼 공사가 늦어지자 서울시는 예정을 늦춰『9월1일부터 13개 노선 1백92대의 고속「버스」가 강남「터미널」로 이전 발착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렸으나 휴식시설, 대합실 등이 없다는 이유로 8월26일 이 지시를 철회, 다시『서울발 전 차량이 강남「터미널」을 경유 운행하라』고 재개선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9월1일부터 6백46대의 전 고속 「버스」가 이곳을 경유, 운행하게 됐다.
그뒤 교통부는 지난 10월29일자로『12월1일을 기해 약2백대가 발착할 수 있도록 11월20일까지 필요한 부대 시설을 완비하라』는 시설개선 명령을 업자들에게 내리겠다고 통보했다.
그러나 업자 측은 국무총리실을 비롯한 관계 요로에 진정서를 제출, 당국의「터미널」이전 계획이 비현실적이라고 주장, 현재와 같이 경유 운행을 계속하도록 건의하고 나섰다.
업자들은 그동안의 경유운행 실시 결과 강남에서 승차하는 승객은 하루 평균 9백72명으로 전체의 7%에 지나지 않는다고 밝히고 있다.
이 때문에 교통부 지시대로 2백대가 강남에서 발착할 경우 1대에 2∼3명이 승차하게 되는 반면 강북에서는 그만큼 운행 차량이 줄어 아침부터 1백% 만원 승차한다 해도 하루 6천5백65명이 승차하지 못하는 승차난을 유발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현재의 여건으로는 이용자들은 강남「터미널」까지 가기 위해「택시」를 탈 경우 서울∼대전간 고속「버스」요금과 맞먹는「택시」비(8백원 가량)를 더 부담하는 불편을 겪게 된다는 것.
업자들은 이같은 점을 들어 강남 「터미널」에서의 발착은 하루 승차 인원1만5천명선에 도달되는 80년에 가서 논의토록 해주고, 관계 당국과 고속「버스」업계가 KIST에 이같은 여러 문제를 해결키 위한 용역을 의뢰할 것을 제의하고 있다.
그러나 교통부 당국은 이같은 업자들의 주장에 명분 있는 대책을 제시치 않은채 당초의 계획을 3차례에 걸쳐 미루고만 있어 일관성없는 행정이란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창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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