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양 어업 큰 위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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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에 이어 소련도 2백 해리 경제 수역을 설정함으로써 우리의 북양 어업은 중대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소련령 「캄차카」반도 및 미국의 「얼류션」열도, 「베링」해 등을 포괄하는 북태평양 어장에 출어, 조업하고 있는 한국 어선은 현재 59척.
초창기 수십명의 인명 피해까지 내면서 개척한 북양 어장은 연어, 송어, 넙치, 명태, 은대구 등 주요 어종의 보고이지만 한국은 그 동안 미국측의 요청에 따라 연어, 송어 등의 어획은 자율적으로 규제, 명태 등 잡어만 잡아왔다.
북양에서의 명태 어획량은 연간 약 40만t.
연간 공급량 80만t의 50%를 북양에 의존해 왔고 이 같은 풍부한 명태 어획으로 우리의 식생활도 단백질 결핍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소련의 2백 해리 경제 수역 실정은 미국의 그것보다 더 충격적이다.
명태 어장의 대부분이 소련령인 「캄차카」반도 근해이기 때문이다.
미국과는 한미 어업 협정을 개정, 새로운 어로 질서를 확립할 수 있지만 소련파는 외교 관계도 없다.
따라서 「캄차카」 근해에서의 조업이 불가능해지면 국내 명태 수급에 당장 큰 영향을 미칠 것은 명백한 사실.
미국의 한국어선 조업 규제만으로도 이미 국내 명태 값은 폭등세를 보이고 있고 많은 북양 출어 업자가 전업을 서두르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북양 어업 진흥회는 이 같은 위기를 맞아 대미 협상에서 「코터」증량은 물론 소련과의 어업 협정 체결을 추진해 줄 것을 요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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