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탄 개스 중독 사고 잦은 공단 종업원 상대 월세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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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영등포구 구로·가리봉·독산동 등 구로 공단 주변에서 공장 종업원들을 상대로한 월셋방이 여관방처럼 꾸며진데다 대부분 날림 공사로 지어져 잦은 연탄 「개스」 중독 사고를 일으키고 있다.
이들 월셋방은 겉으로는 일반 가정집 같으나 내부는 10여 가구, 때로는 30여 가구가 한꺼번에 살 수 있도록 방 1간에 부엌 1개씩 꾸며 연립 주택의 형식을 이루고 있다. 게딱지처럼 들어선 셋방은 시설비를 절감키 위해 온돌 고래를 1개로 통일시키거나 값싼 건축 자재를 사용, 날림 공사로 지어져 연탄「개스」 중독 사고의 위험을 가중시키고 있다.
공단 주변에서 발생한 연탄「개스」 중독 사고는 모두 10건으로 11명이 숨졌으며 5명이 중태에 빠져 치료를 받고 있다.
사망자의 대부분은 공장 여 종업원들로 월세 1만여원의 값싼 방을 2∼3명씩 조를 짜 얻어 자취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달 19일 낮 12시30분쯤 관악구 신대방동 616의 13 연립 주택에 세든 하행옥 양 (19·대일 공사 경리 사원)과 정애순 양 (20·국민은행 직원)등 2명이 연탄「개스」에 중독, 하양은 숨지고 정양은 중태다.
이들은 1평 반짜리 방 8개가 잇달아 붙어 있는 연립 주택에 세 들어 살아왔는데 경찰 조사결과 이들의 방에는 연탄불을 넣지 않았으나 양쪽 옆방에서 피운 연탄「개스」가 같은 고래를 타고 스며들어 사고를 일으킨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이 연탄「개스」 중독 사고가 부쩍 늘고 있는 것과 비례해서 구로 공단 주변의 복덕방마다 하루 평균 2∼5건씩 자취셋방을 얻으려는 공원들이 몰려들고 있다.
셋방은 적고 입주 희망자들은 많아 한달전쯤 미리 예약을 하지 않으면 삭월세도 얻기가 하늘의 별 따기. 가리봉동 259 삼양 부동산 주인 이충근씨 (30)는 『구로·가리봉·독산동 등 공단 주변 주택의 대부분이 세를 놓기 위해 지은 집이기 때문에 공사가 허술하다』며 공단내의 기숙사 시설이 모자라 종업원들이 교통비를 절약하고 야근 채비를 하기 위해 공단 주변의 셋방이 잘 나간다고 말했다.
공단 파출소의 한 직원은 『공단 종업원은 6만여명을 훨씬 넘고 있으나 기숙사 시설의 수용 능력은 1만여명 밖에 되지 않아 문젯점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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