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의 계절 맞은 프랑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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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파리=주섭일 특파원】「프랑스」는 문학상의 계절에 접어들었다. 작년에 파문을 일으킨「콩쿠르」상은 현재 최종 5개 후보작품을 심사중이며「아카데미·프랑세즈」상은「피에르·센델퍼」의『북 치는 사람』에게 수여됐고 저 명 언론인이 뽑는「오늘의 상」은「마레크·할터」의『미친놈과 임금들』에 몰아 갔다. 각축을 벌이고 있는「콩쿠르」상 후보작품은「디녜스·카냐피」의 『미치광이 천재』, 「레이몽·장」의『불투명한 샘(천)』,「귀·크루시」의『삵괭이』, 「디디에·마르텡」의『훗날 언젠가는』, 「피트리크·그렝뵐」의 『타오르는 불꽃』등 5편. 오는 15일 투표로 결정된다.「아카데미·프랑세즈」수상자「셴델퍼」는『제317과』란「시나리오」를 쓰고 이를 다시 영화화한 후 소설로 재구성. 공전의「베스트셀러」작가가 되기도 한 문학「아마추어」. 수상작품『북 치는 사람』은 그의 세 번 째 소설인데 두 번 째 작품『임금이여 안녕』도「연합 상」을 수상, 상복이 터진 작가로 화제가 되고 있다.
TV「필름」촬영가인 그는『나에게는 소설이「필름」보다 더욱 중요하다』고 말해 작가가 주업이며 영화는 부업임을 밝히기도 했다. 『북 치는 사람』은 작가의 경험을 토대로 씌어진 작품으로 주인공은 바다에 미쳐 해군병사가 된 모험을 즐기는 사나이. 세기적 혼돈, 무차별 살육과 끝없는 폭력 속의 인간조건이「테마」다.
「오늘의 상」을 받은『미친놈과 임금들』은 완전한 기록문학이며 평화를「테마」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문학의 현실에 대한 기여도를 측정할 수 있는 작품이다.
결론부터 말하면「미친놈」은 작가 자신이며「임금들」은「골다·메이어」에서「파이잘」·「사다트」등 중동전의 주역들인데「이스라엘」과「아랍」간의 평화 건설을 위한 파란만장한 행동이 그대로 묘사되어 있다. 유대인으로서「사다트」와「아사드」대통령을 만나 「이스라엘」과의 공존을 호소하며「팔레스타인」난민촌에 뛰어들어「아라파트」와 담판도하는 현대적 영웅상의 기록이다.
「르·몽드」지가『이 얼마나 기구한 운명이며, 얼마나 경이적 주인공이며 얼마나 아름다운 기록 문학인가!』라는 찬사를 아끼지 않은 이유는 이 작품이 담고 있는 평화를 위한 피어린 노력과 인간구제를 절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작품과「르·몽드」지 편집국장 겸 주필「앙드레·퐁텐」의『마지막 4반세기』를 놓고 15명의 심사위원들이 15번 투표 끝에 수상을 결정, 가장 많은 투표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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