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회의 감격 넘친 속초부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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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속초=권혁룡 기자】북괴에 피랍 됐던 오징어 잡이 어선 신진3호(17t·선장 이봉만)가 귀항한 속초 항은 이른 아침부터 가족 등 5천 여 명의 시민이 몰려 45일만에 돌아온 어부들을 따듯이 맞이했다.
신진 3호는 13일 하오 5시쯤 원산항을 출발, 13일 상오 8시45분쯤 해경경비정에 인계돼 보호를 받으면서 순조로운 항해를 계속해 이남 하오 2시 속초 항에 귀환했다.
신진호 선장 이봉만 씨(54·속초시 금호동111의5)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들은 이 씨의 부인 문정옥 씨(49)와 집에 있던 3남 창호 군(13·속초 국민 교 4년), 4남 창혁 군(9·속초 국민 교 2년)은 아침을 먹지 않고 부둣가로 나가 남편과 아버지를 기다리며『꿈 같은 일』이라며 기쁨의 눈물을 흘리다 남편과 감격의 해후를 했다.
기관장 노병재 씨(30)의 부인 김복희 씨(25)는 피랍 당한 남편을 기다리다 지쳐 지난 12일 임신 6개월에 유산, 아픈 몸을 이끌고 새벽부터 장남 복민 군(9), 차남 천석 군(5)을 데라고 부둣가에 나왔다.
선원 김성룡 씨(33·속초시 청학동 12통5반)의 할머니 조광전 노파(83)는 며느리 김 씨의 어머니 최덕선 씨(62)로부터 손자가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앞을 못 보면서도 기쁨에 넘쳐 밖으로 뛰어나오다가 넘어지면서도 덩실덩실 춤을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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