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이 늘고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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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고혈압 환자가 부쩍 늘고 있다. 이와 같은 사실은 11∼12일 일본「도오꾜」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고혈압 「심포지엄」(일본심장협회 주최)에서 발표될 손의석 박사(백병원 냇과부장)의 논문『한국인의 고혈압』에서 밝혀졌다.
이 논문에서 손 박사는 73년 임의 선정한 성인 한국인 4백21명의 혈압을 조사한 결과 평균 혈압치(수축기 혈압)는 남자 20대 1백25, 30대 1백29, 40대 1백38, 50대 이상 1백45였고 여자 20대 1백17, 30대 1백23, 40대 1백31이었는데 이는 일본인이나 미국인보다 높은 것이었다고 밝혔다.(<표2> 참조)
또 세계보건기구(WHO)의 고혈압 기준(수축기 혈압 1백60, 하강기 혈압 95이상)에 따른 한국인 고혈압 발생 빈도는 남자 17.0%, 여자 7.8%로 미국의 전국 건강 센서스(60∼62년 실시)의 보고인 15.2%에 비교해 볼 때 남자의 경우 상당히 높고 40대 이후에 급증하고 있다는 것.
한편 손 박사의 논문에 따르면 전국의 5개 대학 부속 병원 및 종합 병원 넷과에 입원한 환자 64∼67년의 4천3백62명과 70∼73년의 4천5백4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년대 후반기에 4.4∼9%(평균6.5%)였던 고혈압 발생 빈도가 70년대 전반기에는 13.7∼18.4%(평균 15.2%)로 2배 이상 급격히 증가했다. 또 고혈압의 합병증으로 치명적인 뇌졸중(중풍)도 64년의 9.7%에서 70∼73년의 33.4%로 급증했다.
이 같은 증가 현상은 도시·농촌 구별 없이 전국적인 것이었다. 고혈압 환자 가운데 원인이 확실히 밝혀진 2차성 고혈압은 단지 9.5%에 지나지 않고 대부분(90.5%)이 원인을 알 수 없는 본태성 고혈압이었다.
이렇듯 해마다 늘어나는 고혈압이 우리나라 사람들의 사망 원인 중 제1위인 뇌졸중 및 심장병의 직접 또는 간접적인 원인이 된다는 사실을 상기할 때 심각한 사회 문제가 아닐 수 없다고 손 박사는 그의 논문에서 강조했다.
합병증도 치명적인 뇌졸증이 가장 많았는데(전 합병증의 71.2%)전체 고혈압 입원 환자의 33.4%나 되었고 64년 9.7%, 65∼67년 12.5%, 70∼73년 33.4%의 급증 추세를 보였다.
특히 수축기 혈압 1백25 이상인 중증 고혈압 환자 3백46명의 41.2%가 뇌졸중의 합병증을 가지고 있었다.
손 박사는 그의 논문에서 『우리나라 고혈압 환자의 경우 합병증으로 외국인에 많은 허혈성심장질환(협심증 및 심근경색증)이 적고 반대로 뇌졸중이 많은 것은 한국인 고혈압의 두드러진 특징』이라면서 『한국인의 고혈압은 심장의 관상 동맥보다 뇌동맥의 동맥경화를 더욱 촉진시키며 외국인에서 강조되는 혈청 「콜레스테롤」보다 혈청 「트리글리세라이드」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손 박사는 매년 뇌졸중의 증가 현상은 고혈압 환자중 치료를 받다 받지 않았다 하는 환자 32.9%, 전연 치료를 받지 않는 환자 28.6%, 치료중단환자 25.9%로 겨우 13.0%의 환자만이 계속적인 치료를 받고있는 실태와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그의 논문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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