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피복 20억대 소실|부산 중앙창고 야적장에 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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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부산】27일 하오10쯤 부산시동구대창동3가89 중앙창고(대표 조용저·40)야적장에서 불이나 삼성물산이 위탁·야적해 둔 수출용 피복류 3천5백t을 거의 태우고 3시간만인 28일 상오1시쯤 꺼졌다.
피해액은 20억원.
이 야적장은 부산역과 시외전화국의 중간지점의 간선도로변 1천7백여평에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불탄 피복류는 삼성물산이 9월30일「사우디아라비아」로 수출할 예정이던 작업복·우의· 특수잠바 피복류 등이다. 경찰은 이날 하오 7시30분쯤 중앙창고 사장 조씨가 경비원들을 찾아와 야식비 3천원을 주고 경비원 3명이 이 돈으로 2홉 들이 소주 2병과 과자를 사다먹은 사실을 가려내고 경비원들이 술김에 담뱃불이나 성냥개비를 함부로 버려 불이난 것이 아닌가 보고 곽경구씨(61) 등 경비원 3명을 연행, 화인을 조사 중이다.
경비원 곽씨는 하오9시30분쯤 순시를 마치고 초소에 들아와 30분 좀 지난 뒤 초소가 없는 간선도로변쪽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불길이 치솟았다고 말했다.
화재현장에는 부산시내 각 소방서에서 27대의 소방차가 출동, 소각작업을 했으나 때 마침 초속 8의 북동풍이 불며 걷잡을 새 없이 염화더미로 불길이 번져 나갔고 부근에 소화전이 없어 남쪽으로 7백m쯤 떨어진 일신호텔과 북쪽으로 5백m쯤 떨어진 부산역앞 광장분수대에서 물을 끌어들이느라 소화작업도 늦어졌었다.
이 지역은 부두지구정리사업지역으로 주변에 건물이 들어서지 않아 빈터로 남아 소화전시설이 돼있지 않은 곳이다.
한편 불길이 치솟으면서 대창동일대의 전기가 정전, 야적장 뒤쪽에 있는「프라자·호텔」과 한성여관 등에서 투숙객들이 밖으로 뛰어나갔다.
중앙창고는 야적장에 수십억원 어치의 화물을 보관하면서도 담벽은 2면 밖에 없는 공터며 1천7백여평의 야적장에 낮에는 1명, 밤에는 4명의 경비윈을 두고 화재방지자체시설은 전무, 도난방지정도에 그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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