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 말 정화」와 「상용한자교육」으로 맞선 국어순화 방법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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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국어순화의 구체적 실현방안을 논의하는 발표회에서 한글 전용론과 국한문 혼용론이 맞서 열띤 토론을 벌였다. 25일 하오 고려대 시청각교실에서 열린 토론회(민족문화연구소 주최)에서 허웅 교수(서울대·한글학회 이사장)는 국어순화의 방법으로 ①토박이말을 정화하고 ②한문식 말투의 사용을 제한하고 ③한자말에 대한 토박이말의 발견과 사용 ④서양외래어의 토박이말 사용과 쉬운 한자말로 고쳐 활용할 것 등을 제의했다.
허 교수는 이 같은 실천방안이 성공하기 위해 ▲전문가의 토박이말에 관한 조사·검토 ▲정부의 재정·행정적 뒷받침 ▲언론·교육기관의 적극적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국한문혼용을 주장해온 남광우 교수(인하대·국어국문학회이사)는 국어의 조어력을 되찾고 우리말을 품위 있게 하기 위해 국민상용한자의 재 제정과 국민학교의 한자교육부활이 불가피 하다고 말했다.
특히 범람하는 서구외래어와 낮선 일어의 잔재는 순수한 우리말이나 한자어로 바꿔야 되지만 이때 새말은 간결·정확해야하고 전통적 조어법에 맞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내나라 말을 즐겨 쓰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돼야하고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 직속의 항구적 국어연구소가 설치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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