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치장을 하듯 우리들의 마음도 청결히 씻자|박용익 목사 <서울 종교교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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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아시아」삼림지대에 누식하고 있는「아민」이라는 작은 동물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 작은 동물은 눈보다도 희고 아름다운 털을 가지고있다.
영국에서는 순결과 공의의 상징으로 이「아민」의 모피를 사용하고 있는데 많은 귀족들이 애용하고 특히 고등법원판사들의 법복에 사용한다고 한다.
이 작은 동물은 자기 털의 아름다움과 흰 것에 대해 큰 긍지를 가지고 지내며 그래서 털이 더럽혀지지 않도록 보존하는 것을 최대의 지조로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의 털이 조금이라도 더러워지는 것을 용납치 않는다.
사냥꾼은 이 사실을 잘 알고있기 때문에 가장 음흉한 방법으로 그 지식을 이용해「아민」을 잡는다.
사냥꾼은 이 작은 동물을 잡기 위하여 덫을 사용하지 않는다.
먼저 나무뿌리 밑이나 바위틈에 뚫어놓은 꿀을 찾아내 저들에게 영원한 수치를 주기 위해 입구의 내부와 주위를 더러운 것으로 칠해 버린다. 그렇게 하고 나서 사냥개로 하여금 그 작은 동물의 자취를 쫓게 한다. 이때 이 작은 동물은 물론 피난처인 자기의 굴로 도망쳐 가게 된다.
그러나 자기 둥지에 다다른 이 작은 동물은 더러워진 굴속으로 들어가기보다는 도리어 무섭게 짖으며 쫓아오는 개를 향해 덤벼든다.
「아민」은 자기의 흰털을 더럽히기보다는 차라리 피로 물들게 하는 편을 택하는 것이다.
순결은 품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것이 없어지게 될 때 모든 것은 상실되는 것이다.
예수께서 말씀하시기를『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음이어』라고 하셨다.
나는 이따금 여인네들이 얼굴에 분칠을 하고 입술에 연지도 바르고 하는 모습을 보며 그 마음도 얼굴과 몸을 단장하듯 닦고 있을까 생각해 본다.
예수께서는『음식을 먹을 때에 손을 팔뚝까지 씻을 줄을 알고 음식을 담는 그릇은 안과 밖으로 씻을 줄 알면서 네 속에는 더러운 것이 가득히 차있는데 그것은 씻을 줄을 모르니 실로 위선자가 아닐 수 없다』고 「바리새」인들을 책망하셨던 것이다.
「베드로」사도는 또 말하기를 『너희의 단장은 머리를 꾸미고 금을 차고 아름다운 옷을 입는 외모로 하지 말고 오직 마음과 안정한 심령을 썩지 아니할 것으로 하라. 이것이 하나님 앞에 값진 것이니라』고 하셨다.
그렇다. 겉을 다스리고 치장하고 아름답게 꾸미기보다는 우리의 속 사람인 내 인격이 바로 되어져야 할 것이다.
「아민」의 얘기는 우리 모두가 다시 한번 생각해볼 일이다.
우리가 지금 어디에 더 치중하고 있는 것일까.
우리 인간이 저 작은「아민」과 같은 동물만도 못한 것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필자소개 ▲70세 ▲황해도 연안출생 ▲일본동경동양선교회 성서학원수학 ▲평양신학교 졸업 ▲서울 배재중·고교 이사장 ▲기독교 대한감리회 종교교회 원로목사 ▲저서『가장 위대한 유산』『성서에 나타난 시대적 전망』『영혼의 투쟁』『고난의 비의』등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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