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계와 방해물리친 혈육의 합창|서울 국립극장서 재일동포 추석성묘단 국민환영대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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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재일동포추석성묘단을 위한 국민환영대회가 14일하오2시 서울국립극장에서 재일동포모국방문추진위원회 주최로 열렸다. 환영대회에 참석한 재일동포 1천5백여명은 조총련의 간계에 속아 때로는 진정한 조국을 배반하기도한 지난날을 후회하고 일본에 돌아가면 본대로 느낀대로 배놓지말고 말해 아직도 속고있는 동포들에게 참된 우리의 조국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환영대회에서 박순천여사는『악독한 무리들은 철없는 14세의 강영희양을 공항에서 납치해 혈육의정을매정하게 끊으려했다』고 말하고 『천진한 영희양에게 죄가 있다면 그리운 아버지의 고향에가서 할머니를 만나 보겠다는 죄밖에 또 무엇이 있겠읍니까?』라고 울먹이며 말해 참석자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박여사는 환영사 도중 용감한 동포 강영희양 가족을 일어서게해 동포들에게 소개, 열렬한 박수를받게했다.
대회장에는 추석성묘단3천5백여명중 1천5백여명과 각계인사·친지등 2천여명이 참석했다.
서울관현악단이 연주하는동요『고향의 봄』이 울려퍼지는 가운데 빨간치마저고리를 차려 입은 선명회어린이 70여명이 꽃다발을증정할 때부터 장내에는 숙연해지기 시작, 식이 끝날때까지 이곳저곳에서 손수건을 꺼내 눈물을 닦는 동포들이 많았다.
이호재일동포모국방문추진위원장은 대회사를통해 조총련의 온갖 협박과 집요한 방해를 물리치고 끝내모국방문을 결행한 재일동포들의 용기와 조국애에 경의를 표하고 『언제나 오고싶을때 오갈수있는 조국은 따듯하고도 진실한 사랑으로 여러분을 환영할 것이며 다시는 헤어지지말고 평화와 통일에의 수레바퀴를 우리모두 힘차게 밀어갑시다』고 말했다.
재일동포추석성묘단 대표한창수씨는 답사에서 『명절이오면 저내고향 하늘아래 계신 부모형제를 그리면서 남몰래 혼자서 흐느껴 울었던 적도 한두해가 아니었다』고 말하고 『이제 일본에 돌아가면 우리는 어느때보다도 두 어깨를 펴고 활보하면서 우리의 조국대한민국을 자랑할수있게 되었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이천환대한성공회주교는 서울시 발전상을 담은 기념접시를 재일동포들에게 증정했고 기미독립선언자인 이갑성옹은『한마음한핏줄』이라고쓴 자필액자를 강영희양에게 주었다.
분홍색 한복차림의 영희양은 아버지·어머니등 5가족과 함께 맨앞자리 첫줄에 앉았다가 단상으로 올라가 액자를 높이 쳐들고 밝게 웃으며 이옹의 얼굴을 끌어안고 또렷한 우리말로『고맙습니다』라고 인사했다.
영희양은 입국합때와는달리 명랑하고 밝은 표정이었다.
제1부는 이윤림양(이화여고3년)의『이토록 푸르고 아름다운 하늘아래』란 환영시 낭독으로 끝났다.
제2부 환영공연에서 재일동포들은 우리 고유의아악과 화관무, 「탤런트」·가수들이 출연한 단막극, 그리고 강강수월래등 흥겨운「프로」들을 마음껏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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