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변사, 역살뺑소니 단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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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20대 부부 변사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27일 숨진 조찬총씨 부부의 시체해부 결과 대뢰부골절과 양쪽두개골 파열 등이 치명상이라는 것과 왼쪽 팔꿈치와 복부에 차에 끌린 듯한 찰과상이 심하다는 것을 밝혀내고 조씨부부가 제1한강교에서 다투다 차에 치여 숨진 것으로 단정했다.
경찰은 통금 시간이 임박해 시내 쪽으로 달리던 차량이 이들을 친 후 이씨가 그 자리에서 숨지자 조씨만을 싣고 가다 서울역앞에 갖다 버린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이틀의 상처 부위로 보아 상해차량을 앞「밤바」양쪽이 모가 난「트럭」이나「지프」종류로 보고 통금 전후 제1 한강교에서 서울역을 거쳐 남대문·서대문·퇴계로 등지로 빠져 나간 차량을 중심으로 수사를 펴고 있다.
경찰이 이 사건을 역살뺑소니로 단정한 것은 이밖에도 ▲조씨부부가 한강교 위에서 내려 자살하겠다고 다투었고 ▲현장검증 결과 두 사람 모두 칼이나 흉기로 맞은 흔적이 없으며 ▲조씨의 옷과 이씨의 신발이 길 한가운데서 발견된 점 ▲두사람의 시체가 6km나 떨어져 있는점 ▲조씨 부부를 태우고 다닌 운전사 나영선씨(27) 등 목격자들의 진술 결과 제3의 인물이 개입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는 점등을 들고있다.
경찰은 조씨 부부가 제1한강교다리 남쪽 끝에서 싸우다 시내 쪽으로 걸어가면서 계속 옥신가신 끝에 조씨가 자살하겠다며 다리양측 난간으로 왔다 갔다 하다가 조씨를 말리던 부인 이씨와 함께 과속으로 달리던 차에 치인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경찰의 이같은 단정에는 ▲이씨의 옷이 일반역사 사고와는 달리 상·하의가 모두 심하게 찢겨진채 절반이상 벗겨져 있었고 ▲조씨의 구두와 양말이 각각 한짝씩만 없어진 점▲시체유기장소가 경찰서 앞이며 ▲두 사람의 상처부위가 같은 차에 치여 생긴 것이라고는 볼 수 없고 ▲사건현장이 모두 차량통행이 많은 곳인데도 다른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은점 등의 의문점이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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