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공부, 수출이 너무 잘돼 호사다마를 걱정|중공지진으로 한국 양회 업계에 엉뚱한 덕|추석대목 앞둔 백화점 가 불황타개에 부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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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수출이 너무 잘되고 있어 오히려 담당자들은 호사다마라도 있을까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6월 7억1천5백만「달러」를 수출, 사상최대라고 했는데 7월에 다시 그보다 3천여 만 「달러」많은 7억4천8백만「달러」를 올려 사상 최대기록을 갱신했고 8월 들어선 아직 더 두고 봐야겠지만 7월보다도 더 많이 수출고 있다는 것.
특히 대미 섬유류「코타」의 소진과 7, 8월이 연례적으로 하한 기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여름철의 수출호황은 예상치 못했던 것.
그래서 상공부 당국자들은 요즘 흥분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데 이런 추세라면 올해 수출은 조정목표 71억「달러」도 훨씬 초과할 것이 아니냐 면서 너무 일이 잘돼 어딘가 불안하다는 얘기들을 주고받고 있다.
중공의 지진으로 한국「시멘트」업계가 엉뚱하게 덕을 보게 된 듯. 즉 이제까지 중공으로부터 연간「시멘트」수요의 40% 이상을 수입 해다 쓰던「홍콩」이 최근 중공의 지진으로 일부「시멘트」공장이 파괴되고 또 자체 복구용으로「시멘트」가 많이 소요되는 바람에 중공 아닌 다른 나라에서「시멘트」를 수입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 만약「홍콩」이「시멘트」를 수입하는 경우 가격이나 운임에서 한국이 단언 유리한데 벌써부터「홍콩」수입업자들은 한국「시멘트」의 구매를 늘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상반기 중「홍콩」은 한국산「시멘트」27만t을 수입해 갔다.「시멘트」와는 대조적으로 중공지진으로 국제적으로 한약재 값이 오르기 시작하면서 동남아 각국은 매점기미를 보이고 있다.
추석대목을 앞둔 올해의 백화점 가는 어느 해 보다 의기소침해 있다.
작년 추석까지만 해도 전체 매상의 60%를 차지했던 상품권 발행이 전면 금지된 데다 절기가 빨라 추석상품의 대종을 이루는 가을용품 수요가 왕성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신세계·미도파·「코스모스」등 기존 백화점의 입장에서 보면 성 동에 새로 생긴 가고파·명동의「미즈」등 경쟁업체의 출현으로 다소간 불리한 영향을 안 받을 수 없게 됐으며 시중의 자금난, 최근의 판문점 사태 등도 불리한 조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각 백화점은 특매기간을 예년(15일 이상)보다 짧게 10일 정도로 잡고 매상목표도 작년의 절반수준으로 책정하고 있다는 것.
이런 형편에서도 각 백화점은 수출업체의 호경기가 백화점 가에 다소 파급될 것이라는 기대와 추석을 앞둔 단기결제자금 2백억 원 방출, 공무원에 대한「보너스」의 조기지급 등을 겨냥, 사은 권 증정 등 치열한 판매 전을 준비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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