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킹」1호의 역사적 성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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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의 무인 화성 탐색 우주선 「바이킹」1호에서 떨어져 나온 착륙선이 20일 하오 드디어 화성 연착에 성공함으로써 인류의 우주 탐험 사에는 또 하나의 신기원이 그어졌다.
「바이킹」1호는 화성에서 생명체 존재 가능성을 탐사하기 위해 작년 8월 지구를 떠나 7월4일 미국 독립 2백주년 기념일에 역사적 연착을 이룩하려 했었다. 착륙선은 이 같은 당초의 계획에는 빗나갔으나 7년 전 미국 우주인이 달을 밟은 날에 맞춘 연착에 성공함으로써 미국 우주 과학은 또 하나의 금자탑을 세운 것이다.
그것은 비록 인간이 직접 화성에 도달한 것은 아니었지만 인간을 대신한 기계의 작동이 완벽하다는 점에서도 5년 전 소련의 무인 우주선이 경험한 화성 탐색 실패를 극복하는 인간과학의 성과임에 틀림없다. 이 「바이킹」1의 성공은 곧 이어 오는 9월에 화성에 도달할 「바이킹」2호와 함께 어느 의미에서는 우주를 향한 제2단계 인간 도전의 승리를 뜻하는 획기적 사실이기도 하다.
그것은 「프로메테우스」가 불을 훔친 이후 인간이 숙명적으로 추구해야 할 지적 성취의 고된 시련을 다시 한번 증거 하는 것이다. 이는 곧 탐구욕과 지혜를 표상하는 인간의 도구가 마침내 수억km 떨어진 지구로부터 두 번째로 가까운 태양계 유성에 도달, 거기서 2개월간의 사진 촬영과 토양·대기 실험에 종사함으로써 인류 전체에 또 하나의 전혀 새로운 지식을 가져다 줄 것을 약속하는 것이다.
직접적으로 인류에게 유용한 지식을 가져다준다는 의미에서보다도 우주에 대한 인간 이해를 확대하며 그런 가운데서 과학상의 실제적인 문제들을 포함한 철학적·정치적 문제들에 대한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기대도 크다. 그러나 과연 이 같은 인간의 과학탐구 노력과 성과가 인간의 행복을 위해 어떤 의미를 가졌는가 하는 반성 또한 없어서는 안될 것이다.
그 점에서 화성이 「바빌로니아」인들에게 있어 죽음의 신 「네르갈」로 불리고, 「그리스」인에게 전쟁신 「아레스」로 불리고 있다는 사실은 뜻 깊은 시사일 수도 있다.
10억「달러」라는 천문학적 재정을 투입해서 성공한 「바이킹」의 화성 도달은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 여하에 따라서는 전쟁과 죽음의 불길한 미래를 인류에게 경고한다고 볼 수도 있는 것이다.
20세기의 과학적 성공의 결과로 인간은 오늘의 부를 축적할 수 있었지만, 자원 고갈과 공해의 확산, 핵 파괴력의 보편화와 도덕적 타락의 위험 속에 인류의 좌절감을 증폭시키고있다는 사실 또한 분명히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이미 「뱅쿠버」의 인간 주거 회의는 빈곤과 기아에 허덕이는 수억의 산 생명들을 외면하고 낭비적인 우주 곡예의 경쟁 속에 지구의 재원이 고갈된다면 얼마나 불합리하고 비도덕적인 것인가 고 비판적인 성명을 내고있다.
지구 가족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해서 각국의 정치적 결단이 요청되는 것은 단순한 도덕적 기대의 소산만이 아니다. 천문학적 숫자로 팽창해 가는 군사비 지출에 비하여 사람들이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려는 일들에 대한 기대는 아직도 미약하기 이를데 없기 때문이다. 「바이킹」1호의 성공은 인간 과학의 위대한 승리다. 그것은 우주 탐색계획의 한 단계에 불과하겠지만 인간의 미래를 향한 진전을 분명하게 실증하는 것이다.
과학에 대한 부정적 비판, 즉 과학을 이용하는 인간의 악의에 대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또 인류를 위한 정치력의 협조가 비관적임에도 불구하고, 인간 지식의 확대를 책임 있게 선도하는 인간의 노력은 역시 고무되어야할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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