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기자의 증시포커스] 美증시 '최악의 날'…"어떤 업종 사야하나"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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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2000선의 설렘은 하루뿐이었다. 미 증시가 요동을 치면서 우리 시장까지 덩달아 출렁였다.

11일 코스피는 10시8분 현재 전 거래일보다 1.04% 떨어진 1987.71을 기록 중이다.

전날 밤 나스닥이 3.1%나 떨어지며 약 2년6개월만의 최악의 날을 보냈다. S&P500지수도 2.09%, 다우지수는 1.62% 각각 하락했다.

최근 월가에선 기술주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현재 주가에 거품이 끼어 있다는 시각이 확산되고 있다. 나스닥은 금융위기가 덮친 2008년보다 1.5배 이상 오른 상태다.

여기다 IT와 바이오기업의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나며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전날 7.25%나 급등했던 페이스북 주가는 5.19% 떨어졌다. 4.1% 상승했던 아이셰어즈 나스닥 바이오테크놀로지 상장지수펀드(ETF)도 5.61% 급락했다. 구글은 4.11%, 넷플릭스는 5.18% 하락세를 보였다.

중국 수출 감소에 따른 중국 경기 둔화 우려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중국의 3월 수출은 1년 전보다 6.6% 줄어 2개월 연속 감소했다.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7년 만에 최저를 기록한 것은 호재로 작용하지 못하고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가 빨라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낳았다.

원화 강세는 여전하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는 1040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환율 변동성이 확대되며 수출주가 이틀연속 약세를 보이자 기획재정부와 한은이 구두 개입성 메시지를 내놨다. 이에 따라 달러화의 원화가치가 추가로 오르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NH농협증권 이아람 연구원은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앞두고 실적확인을 위한 국내 투자자들의 관망세가 예상된다”며 “기간조정을 염두에 두고 원화강세와 중국 경기부양 수혜 업종인 철강, 유틸리티, 정유, 음식료 업종 등에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도 “지금 중장기 자금 성격이 커 환율이 큰 변수는 아니다”라며 “외국인들은 한국시장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오 팀장은 “코스피 2050선이 전고점이다. 현재로선 바로 뚫지 못할 것이다”라며 “2000선 이상에서 오르는 흐름을 보이겠지만 지난주 삼성전자 주도 국면에서 소외됐던 철강, 내수 업종의 수익률이 좋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진우 기자 jw8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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