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바늘 만들어 수출하는 고아들|자립기틀 다진 대구 신망애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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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구신망애원(원장방득예·여·62·대구시동구중동316)은 고아들에게 낚시바늘 제작기술을 가르쳐 이들이만든 바늘을 일본에까지수출, 이익금을 고스란히 고아들의 자립기금으로 적립시켜 사회에 내보내고 있다.
신망애원원장 방씨는 십수년간 미운정 고운정 다 쏟아가며 키워온 나이든 고아들을 빈털터리로 사회에 내보내는것이 안타까와 이들에게 최저생활이나마 보장해주기위해 낚시바늘 제작기술을 가르치기로 했다.
방씨는 3년전 일손이 달리는 일본낚시바늘 「메이커」인 「사네끼」회사의 반제품을 가공수출하는 하청을 맡아 50평남짓한 소규모의 낚시바늘공장을 설립했다.
처음 일본에서 들여온 각종 원자재로 17세이상 연장고아 7명에게 낚시바늘 제작기술을 가르친결과 작업진도가 6개월도 못돼 일본인기능공 못지않은 속도로 숙련돼갔다.
원생들도 기술을 익혀 돈을 벌고 그돈으로 사회에 진출한다는 부푼꿈을 큰 열성을 보였다.
낚시바늘 제작과정은 순수한 수공업이기 때문에 하나같이 섬세한 손길이 닿는정성과 정학성이 요구되는작업. 모두 12가지 종류인 바다낚시용 바늘에 물고기먹이인 종이처럼 바랜 고등어껍질을 길이 1cm가량의「다이어먼드」형으로 매달아 이 먹이바늘 뒷부분에 「나일론」낚시줄을 13번감는데는 무엇보다 정확성이 뒤따라야 한다.
일본에서는 한번 사용하고 버리는 인공먹이가 달린 낚시바늘이 인기가 높아 수요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는것이 작업을 지휘감독하는 송종호총무(39)의말.
원생들이 여가를 틈타 하루평균 4시간 작업끝에 벌어들이는 돈은 1인당 3백원골. 월생산량은 10만「세트」로 원자재값과 소모품비·운영비등을 뺀 순수익이 월평균 1백만원에 이르러 이를 고스란히 원생들의 인건비로 지급한다는것.
개인별 생산실적에 따라 이익금을 분배, 원생들 개인이름으로 특별정기가계예금통장에 불입하고있다.
현재 낚시바늘제작에 참여하는 원생은 모두 66명으로 이들의 예금액이 6백여만원이나 되며 작업능률이 우수한 박남심양(18)은 예금통장에 38만6천원이나 적립돼있어 자랑이 대단하다.
지난해는 원생들이 『남의 도움만 받던 우리가 이제남을 도와야 할대가 왔다』고 스스로의 수익금에서 방의성금을 10만원이나 모으기도 했다.
원장 방씨는 『하늘은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다』며 『연말까지 원생들의 예금고를 1천만원까지 올려 앞으로 최소한 한사람이 1백만원씩 자립기금을마련, 사회에 내보내겠다』고 포부를폈다. <대구=이용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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