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가 가정을 지키는 것은 당연|어머니로서의 일만으로 만족|가사도 훌륭한 직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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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프랑스」여자들은 가정주부로서는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 정평인 것 같다. 모두 「입센」 의 명작『인형의 집』에 나오는「노라」와 같이 너무나 개인주의적이고 자유분방하다는 점에서 나온 평일 것이다. 「프랑스」의 남편들이 『너무 쥐어짠다』『멋만 생각한다』 『영화·연극·음악 등을 위해 너무 자주 외출한다』고 불평하는 것을 듣기란 어렵지 않다.
「프랑스」의 권위 있는 여론조사기관인 IFOP는 이런 항설을 뒤엎고 있다.
15세 이상의 여자2천명을 상대로 최근에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여자가 가정을 지킨다는 것은 할머니시대의 유물인가?』라는 질문에 73%가 그렇지 않다고 고개를 흔들고 있다. 역시 여자는 가정을 지켜야 여성다운 여자라는 생각이다. 『여자가 가정을 지키는 것은 천직이다』에 74%가 찬성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결과이며 오히려 「프랑스」여성들의 강한 보수성을 엿볼 수 있다.
『진정한 자유를 누리기 위해서 여자도 직장을 갖고 돈을 벌어야 한다』는 질문에서 찬성은 41%에 지나지 않으며 반대가 55%. 이것은 가정생활도 직업이라는 생활관에 비추어 반대가 많은 것이 당연하다.
『가정에 남는 여자는 돈을 벌지 못하나 낭비를 하지 않는다. 낭비하지 않는다는 것은 바로 돈을 버는 것이다』는 역설적인 질문에 53%가 찬성인 반면 42%가 불찬성인 점은 다수가 또순이 기질을 지니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직장에 고용되느니 차라리 집안 일을 하는 편이 낫다』에서는 찬성45%,반대44%로 큰 차가없다. 이는 잡안 일을 싫어한다는 의식보다는 직장에서 일하면 돈이 생긴다는 선의로 해석을 해야할 것 같다. 왜냐하면 『직장여성은 근무 후에 생활할 시간이 없다. 그래도 집안 일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에 77%가 찬성(21%만이 반의 대)한 것을 보면 선의해석은 바로 현실임을 알 수 있다.
한편 『가정에 남은 여자는 어머니로서의 일만 한다는 것이 명랑한 것일 수 없다』 에 59%가 반대(33%찬성) 한 것은 어린이 뒤치다꺼리만으로도 생의 보람을 느낀다는 깊은 모성애를 느끼게 한다. 『여자에게 있어서 생의 보람은 바로 가정에 있다』는 질문에 49%만이 찬성하고 45%가 반대한 것은 역시 여자가 가정에 충실하더라도 문화생활의 필요를 느끼는 여자들이 많다는 풀이로「프랑스」여성다운 면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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