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정에 끌려 한국인이 되었읍니다"­귀화신청한 중국여인 손승방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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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의 생활풍습과 인정에 끌려 한국인이 되겠다고 귀화신청을한 중국여인이 있어 흐뭇한 화재가 되고 있다.
법무부인권과 (과장 하일부검사) 를 통해 24일 법무부장관으로부터 대한민국 국적취득허가를 받은 손승방씨 (37·서울 중구 명동2가 88) 는 지금까지 귀화허가를 받은「리처드·러트」「시노트」신부 등 종교인이나 국제결혼으로 인한 국적취득 등 법률상요건을 떠나 순수한 동기로 귀화허가를 받은 첫「케이스」가 되었다.
손씨의 귀화는 해방후 외국인으로는 21번째, 중국인으로는 13번째. 명동 속칭「달러」골목 안에서 중국음식점 명원을 경영하고 있는 손씨의 호적상고향은 중국산동성, 태어나기는 충북 영동이었다.
그녀가 어린시절 뛰어 놀던 곳이 한국의 농촌이었고 서울 화교학교에 입학 하기전까지는 중국말도 몰랐다.
서울화교학교에서 초·중·고 과정을 마친뒤 이화여대 욋과대학에 진학했으나『도저히 공부를 따라 갈수 없어』본과1년을 마치고 자퇴했다.
65년 같은 화교인 Y모씨와 결혼, 1남2녀를 두었으나 성격상의 차이로 이혼한 손씨는 72년부터 명동에서 지금의 음식장사를 시작하면서「한국의 또순이」기질도 익혔다고 말했다.
『살아가면 고향이라는 한국속담도 있지만 이 나라에서 태어나 교육받고 자라오는 동안 생활방식이나 사고방식이 스스로 생각해도 너무나 한국적이 되었다』는 손씨는 74년 대만을 방문 했을 때 더욱 그곳사람들과 동질감을 느낄 수 없었다고 했다.
『결국 애국이란 자신이 그 나라에 태어났기 때문에 그 나라가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고귀·우월하다는 신앙을 갖게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읍니다』­ 이제는 서슴없이「우리나라」라고 말하는 손씨는 한국인은 인정 많고 솔직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사치가 너무 심한 것은 하루빨리 버려야할 점이라고 말했다.
74년 이후 대한민국귀화는 손씨가 처음 있는 일이고 해외 이주 등으로 인한 국적상실은 70년 이후만해도 3천2백30명이며 74년부터는 매년 1천명을 상회하고 있다. <김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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