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못드는 대한민국 충분한 수면 필요"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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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도 네온사인이 환하게 비추는 우리나라에서는 많은 사람이 불면증에 시달리고 있다. 충분한 수면은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한국인은 그 어느 나라 사람보다 잠을 적게 자고 있다. 수면부족은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조사 대상국 중에서 가장 짧았다. 한국인은 하루 7시간 50분 정도 수면을 취해 미국, 프랑스 같은 선진국에 비해 40분 부족하다.

수면은 면역을 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수면이 부족하면 신체의 균형이 깨진다. 결국, 다양한 면역질환에 시달리게 된다. 수면부족은 신체뿐 아니라 정신질환에도 영향을 미친다. 작은 스트레스도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확률이 높아진다. 기억력도 떨어진다.

이처럼 중요한 수면과 관련해 제6회 세계수면학회 학술대회의 홍보를 책임지고 있는 이화의료원 이향운 교수(신경과)에게 들어 봤다. 이대목동병원 수면센터장인 이 교수는 2015년 3월 25일 한국 COEX에서 개최되는 세계수면학회의 홍보이사를 맡고 있다.

-최근 현대인에게 수면질환이 증가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인가.

“현대인은 바쁜 도시생활로 인해 절대적인 수면부족 상태에 빠져있다. 스트레스와 불규칙한 생활, 그리고 지나친 소음과 네온사인 등 밝은 불빛은 수면 장애를 일으키는 요인이다. 이로 인해 수면부족으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수면부족인한 대표적인 증상은 불면증과 수면무호흡증이 있다.”

- 충분한 수면이 필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깊은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잠이 부족한 상태가 지속되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낮에 졸리고 피곤하며 정신 집중이 잘 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일상생활이나 학업, 직업능력 수행에 영향을 끼친다. 만성적인 불면증은 흔히 두통이나 집중력과 기억력 장애, 소화 장애나 심혈관계 증상 등 다양한 신체증상을 동반한다. 불안이나 우울증상, 초조감, 성격변화 등을 유발해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 적절한 수면 시간이란 몇 시간인가.

“일반적으로 성인은 평균 7~8시간, 어린이는 9~10시간, 청소년은 8~9시간 정도의 잠이 필요하다. 그러나 각자에게 필요한 수면시간은 개개인마다 다르며, 또한 신체활동의 정도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적절한 수면 시간은 아침에 피곤하지 않고 낮 동안 졸리지 않게 최적의 상태로 생활할 수 있는 정도의 수면을 취한 시간을 말한다.”

- 수면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가.

“규칙적인 생활 습관으로 충분한 숙면을 취하고, 적절한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고 비만을 예방해야 한다. 또 스트레스를 적절히 해소해 정신건강을 유지하고, 잠자리에 들기 전 음주나 수면제 등 약물을 복용하지 않아야 한다. 이는 수면질환을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또한, 어떤 원인으로든 수면과 관련된 문제가 생기면 적극적으로 수면클리닉을 방문해 수면전문의와 상의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충분히 잠을 잤음에도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는 이유는 무엇인가.

“잠에도 여러 단계가 있어서 얕은 잠과 깊은 잠, 꿈수면의 단계가 교대로 적절히 배합이 돼야 충분한 수면을 취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배합이 잘 이뤄지지 않으면 수면 시간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숙면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깊은 잠이나 꿈 수면이 부족하고 상대적으로 얕은 잠이 많은 경우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다. 대표적으로 수면무호흡증이나 주기적 다리떨림증과 같은 수면장애가 있다. 수면장애가 있으면 수면 중 자주 깬다. 그러면 숙면을 취하지 못해 늘 잠이 부족하다고 느끼고,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수면에도 단계가 있는데, 어떤 것이 있는가.

“수면의 단계는 크게 빠른 안구운동이 나타나면서 꿈을 꾸게 되는 렘수면(REM 수면)과 빠른 안구운동이 나타나지 않는 비렘수면(non-REM 수면)으로 구성돼 있다. 렘수면은 전체 수면의 4분의 1 정도(20~25%)를, 비렘수면은 4분의 3 정도(75-80%)를 차지한다. 렘수면과 비렘수면이 약 90~120분의 주기로 반복돼 정상적으로는 하룻밤에 약 5회 정도의 주기를 가지게 된다.”

-수면질환을 오래 두면 어떤 상황이 발생하나.

“수면장애 중 매우 흔한 수면무호흡증은 치료하지 않고 오래되면 혈압이 올라가며 심장부전, 부정맥,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 성기능장애 등을 야기한다. 불면증이나 다른 수면장애도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우울증이나 불안증상가 나타난다. 내과적, 신경과적 전신질환과 정신건강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친다.”

-좋은 수면습관으로는 무엇이 있나.

“건강한 수면을 위해서는 좋은 수면습관이 필요하다.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잠을 잘 자기 위한 노력으로 흔히 수면 십계명이라고 부르는 행동수칙이 있다. ▶잠자리에 드는 시간과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을 규칙적으로 일정하게 유지하라 ▶잠자리에 소음을 없애고, 온도와 조명을 안락하게 하라 ▶낮잠은 피하고 자더라도 15분 이내로 제한하라 ▶낮에 30~40분 동안 땀이 날 정도의 운동을 한다 ▶운동은 최소한 취침 6시간 이전에 한다. 잠들기 전 2시간 이내에 격렬한 운동은 수면에 방해가 된다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 알코올, 그리고 니코틴은 피하라 ▶술은 일시적으로 졸음을 증가시키지만, 수면 도중 자꾸 깨게 만들고 새벽에 일찍 깨어나게 한다 ▶잠자기 전 음식을 과다 섭취하는 것은 피하고 적당한 수분 섭취를 하라 ▶수면제의 일상적 사용을 피하라 ▶과도한 스트레스와 긴장을 피하고 이완하는 것을 배워라 ▶잠자리는 수면과 부부 생활을 위해서만 사용하라. ▶잠자리에 들어 20분 이내 잠이 오지 않으면, 잠자리에서 일어나 이완하면서 독서나 음악감상과 같은 정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가 피곤한 느낌이 들 때 다시 잠자리에 들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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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석영 기자 syhan@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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